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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업계, 전방위 소송에 ‘몸살’… 성장세 꺾이나

윤상호 기자
- 업계·정부·사용자, 전방위 문제제기…안드로이드 생태계 위협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 업계가 소송에 몸살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매개로 부각된 모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클라우드(MSC)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흐름이 암초를 만났다.

스마트폰의 근간이 되는 운영체제(OS)에 대한 부분, 사용자환경(UI), 제품 디자인 등 제조사 영역, 위치정보서비스 등 제도적인 부분에서 충돌 중이다. 업체와 업체, 업체와 정부, 업체와 사용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안드로이드에 ‘견제구’ 집중=OS 소송의 중심에는 급속히 세를 불려가는 안드로이드가 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구글과 휴대폰 제조사, 통신사, 반도체 업체 등이 참여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 Open Handset Alliance)가 관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누구나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다. 구글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하기 위해서만 구글의 인증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관련 소송은 휴대폰 제조사와 구글 양방향을 겨냥해 진행 중이다. 안드로이드의 공짜의 매력에 빠졌던 제조사로는 날벼락이다.

공세의 선봉에는 소프트웨어 분야 전통의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이 있다. 일단 MS는 제조사, 오라클은 구글을 겨냥했다.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수익성 악화 불가피…가격 인상 전망=MS는 이미 첫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었던 HTC에게 백기를 받았다. HTC는 지난 4월 MS에 안드로이드폰 1대당 5달러를 주기로 합의했다. MS는 삼성전자에게도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른 제조사로 확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오라클은 구글과 소송 중이다. 안드로이드를 개발할 때 이용한 자바(JAVA) 특허가 무기다.

MS와 오라클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질 경우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는 폰 1대당 20~30달러의 보상을 해야한다. 안드로이드폰 제조사 전체의 수익성 위기다. 안드로이드폰 생산이 위축되면 모바일로 사업 중심을 옮기고 있는 구글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스마트폰 시대를 이끈 애플도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최근 위치정보 무단 수집 파문이 사용자들의 소송으로 번졌다. 국내에서는 이미 한 사용자에게 100만원 배상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단소송 준비 중이다. 100만원이면 애플이 판매한 ‘아이폰’ 매출 모두를 토해내도 모자란다.

◆애플, 위치정보 소송 패배시 ‘아이폰’ 매출 모두 날려=지난 2009년부터 진행됐던 노키아와의 특허전은 패배했다. 휴대폰 제조 경험이 일천했던 애플로서는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 6월 애플은 노키아에 특허 사용료와 로열티를 내기로 했고 노키아는 소송을 취하했다. 합의 금액은 비공개지만 사용료만 7억달러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측이다.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간의 전쟁도 심화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전체 안드로이드 진영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애플은 삼성전자와는 별개로 HTC로 전선을 확대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 사의 본거지인 미국과 한국을 비롯 유럽과 일본 등의 법정에서 서로를 고발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상대편의 제품을 수입하지 말라는 사실상 판매 금지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한편 이에 대해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던 휴대폰 제조업계 전체의 고민이 시작됐다. 대부분 주력 플랫폼을 안드로이드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라며 “애플과의 소송은 개별 기업의 문제지만 MS와 오라클의 소송은 안드로이드라는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업계, 크로스 라이센스 활발해 질 듯=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특허는 부족하기 때문에 통신기술 관련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최악의 경우 서로의 특허를 크로스 라이센스하는 방법으로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리스크(위험) 관리 차원에서라도 안드로이드의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상승세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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