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든든한 오너십 등에 업는 하이닉스…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도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채권단)는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 및 상세 실사, 최종 가격 조율이라는 과정이 남아있긴 하나 SK텔레콤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983년 2월 현대전자산업주식회사로 창립된 하이닉스는 99년 외환위기에 따른 정부의 유관산업 빅딜 정책에 따라 LG반도체를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당시 차입금이 16조원에 육박, 재무 구조가 건전하지 못했던 데다 D램 가격의 폭락으로 2000년 12월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 이후 하이닉스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2001년부터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으며 감자와 출자전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치열한 기술 개발과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삼성전자에 이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2위 업체로 거듭났다.

전문가들은 그간 하이닉스 고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오너십 부재’가 해소됐다며 든든한 모 업체의 자금 수혈로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구조도 뜯어고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하이닉스 인수 후 비메모리 사업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다양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황 리스크를 해소하고 통신 사업과 연계성을 높여 인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SK텔레콤과 하이닉스반도체 양사간 시너지 제고 차원을 넘어서 국가기간산업인 반도체산업 도약의 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히스토리를 보면 공격적인 투자로 매년 퀀텀 점프를 했었는데 하이닉스의 경우 이 부분이 모자랐다”며 “든든한 주인을 찾은 하이닉스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D램 시황이 바닥이고 태국 홍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SK텔레콤의 자금 수혈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은 오는 14일 열리는 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신주발행 가격을 확정하고 다음 주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상세실사와 가격조정 등을 거쳐 이르면 1월 중순,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 채권단 측은 “향후 SK텔레콤의 사업다각화와 하이닉스의 재무적 안정성 확보에 따른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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