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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 차세대 개발중단, 기술적 문제아니었다”주장…논란 예고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해 8월말, 비씨(BC)카드는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오픈을 불과 2주 남겨둔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해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승인시스템에서의 알 수 없는 오류가 최종 테스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 당시 비씨카드측이 밝힌 프로젝트 중단의 이유.

 

그런데 최근‘당시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은 사실상 오픈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계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비씨카드 경영진의 자의적 판단 또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의도적으로 프로젝트가 중단됐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1년 8월말 PMO, LG-CNS, 비씨카드 프로젝트팀 등은 차세대시스템을 정상 가동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가동을 준비했으나 비씨카드 경영진의 판단에 의해 목표 가동일 2주 전에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당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PMO 사업을 맡았던 투이컨설팅이 비씨카드측으로부터 대금지급이 미뤄지자 이를 공론화하면서 불거진 것이다.

 

물론 이같은 주장은 '기술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비씨카드측이 차세대 프로젝트 참여했던 일부 IT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PMO 부문 대금 미지급과 관련, 투이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2009년 8월 1일부터 2011년 8월 31일까지 이뤄진 차세대 PMO 사업 계약기간 동안 최초 계약의 잔금 50%에 연장 계약금액의 60%를 잔금지급 시점에 지급키로 대금지급 조건을 비씨카드와 협의했다.

 

이 사업에 그동안 PMO 사업을 수행해왔던 투이컨설팅은 비씨카드가 프로젝트 중단을 이유로 대금지급을 미루자 지난 1월, 방문, 공문발송, 내용증명 발송 등 수차에 걸쳐 잔금 지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씨카드측은 내부 감사, 외부 감사,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이유로 확실한 답변을 주지 않았으며, 최근 계약금액 기준 80%는 올해 6월말 이전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IBM과 소송 마무리 후 지급하는 안과 총액의 일부를 삭감하고 잔금을 일괄 지급하는 안 등 2가지 안을 투이컨설팅에 제안했다.

 

이에 투이컨설팅 측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며 "10% 정도를 유보하고 90%를 2012년 4월 중순까지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투이컨설팅은 "비씨카드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했고, 주요 위험요인에 대해서 시의 적절하게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지적해왔"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난해 차세대 프로젝트 수행 당시 한국IBM측이 제안했던 하드웨어(메인프레임 CPU)용량 부족이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을 지적했으며, 또한 납기 지연이 예상되므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수차에 걸쳐 비씨카드 및 LG CNS에 권고했다는 게 투이컨설팅의  주장이다.

 

투이컨설팅 관계자는“투이컨설팅이 비씨카드에 제공한 서비스는 용역으로서 순수한 인건비인데, 이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투이컨설팅은 상당한 자금난에 처해 있다”며 “비씨카드 프로젝트 중단은 투이컨설팅이 책임질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잔금 지급 요청을 묵살해오다가 최근에 금융감독원 감사 또는 IBM 소송과 연계하겠다는 비씨카드 입장은 발주자의 일방적인 횡포”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씨카드는 한국IBM과 지난 2009년 체결한 전산장비 일괄구매계약인 'OIO 계약' 파기에 따른 소송을 진행중에 있어 이같은 주장이 두 회사간의 송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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