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실정법과 정서법 사이…갈팡질팡 방통위?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실제 법적 효력은 없다. 하지만 그 어떤 법보다 무섭고 구속력이 있는 법이 존재한다. 바로 국민 정서법이다.

법전에는 없는 죄지만 그 어떤 죄보다 용서가 안되는 괘씸죄처럼 정서법은 다른 법위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허용과 관련해 이동통신사들이 약관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가사업자도 아닌 신고사업자의 약관변경의 경우 법적으로 방통위가 변경내용에 대해 법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이 없는데도 실질적으로는 통신사와 그 내용을 놓고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이달 7일 전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m-VoIP을 허용하겠다고 공식발표했지만 20일이 넘도록 약관변경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28일 전체회의 말미에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양 상임위원은 "상임위원간 격론 끝에 m-VoIP은 시장자율에 맡긴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시장자율이라고 해놓고 아무것도 안하고, 약관조차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시장자율인가"라고 사무국에 말했다.

이에 대해 석제범 통신정책국장은 "방통위가 (약관변경을) 못하게 한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 없다"며 "약관신고 인가하는 과정에서 관례적으로 구두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 위원은 "(방통위가) 구두로 안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신고서를) 넣냐"라며 "그럴거면 시장자율 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날 양 위원과 석 국장간의 논쟁은 급변하는 통신환경 변화에 맞춰 통신사 지속성장, 소비자 혜택 사이에서 정부의 정책이 유연하게 집행돼야 하며, 이를 언론에 잘 설명해야 한다는 위원장의 발언으로 마무리가 됐다.

28일 전체회의 논란에 대해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정통부 시절부터 요금과 관련해 논의를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만약 통신사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소비자 혜택을 줄이려는데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정법보다 무서운 것이 국민정서법"이라며 "방통위가 통신요금에 대해 보고하고 신고사업자와 요금을 협의하는 것, 기본료를 조정하는 것 등 모두 법에 근거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이익측면에서는 개입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