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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한국판 킨들, ‘크레마 터치’ 써보니…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한국이퍼브,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인터넷 서점들이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인 전자책 ‘크레마 터치’를 써봤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제품은 ‘e잉크’라는 일종의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다. 아마존 킨들과 같은 방식(킨들 파이어 시리즈 제외)이다.

e잉크와 다른 종류의 디스플레이, 그러니까 AM OLED나 LCD와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e잉크는 최대한 종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다른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전력소비량이 낮고 눈부심이 없어 눈의 피로가 훨씬 덜하다. 야외 시인성이나 가독성이 우수한 것도 특징이다.

반대로 동영상 재생은 물론 컬러 표현이 불가능하고 백라이트유닛이 없어 어두운 곳에서는 전자책을 읽을 수 없는 등의 단점도 있다.

이런 e잉크의 특징은 크레마 터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드웨어의 완성도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이제까지 국내에 선보인 전자책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넉넉한 메모리, 터치스크린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업그레이드의 용이함과 폭넓은 호환성을 갖췄다.

콘텐츠 문제는 지금 단계에서 무조건 단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제까지 국내에 출시된 전자책이 예외 없이 같은 문제로 실패를 맛봤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레마 터치가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여러 회사에서 하나의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였다는 점은 칭찬할만한 부분이다.

오히려 크레마 터치의 불안요소는 하드웨어에 있다. e잉크의 장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호불호가 확실하기 때문에 비슷한 크레마 터치를 구입할 바에야 태블릿을 마련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아마존 킨들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하드웨어의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화면 크기를 보다 다양화하고 사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법이다. ‘크레마’라는 공통된 브랜드를 가지고 여러 가지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광고를 보고 단말기 가격을 깎아주는 프로모션도 고려해 볼만한 부분이다. e잉크는 전원을 꺼도 화면이 그대로 남아있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1~2년 내에 콘텐츠를 크게 늘리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춘다면 저가 태블릿에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를 전자책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원동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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