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아이테니엄 리스크’ 극복한 한국HP, 신제품으로 반전 가능할까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텔 ‘아이테니엄’ 칩을 둘러싸고 오라클과 벌인 소송에서 지난 8월 승소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한 HP가 새로운 유닉스 신제품으로 시장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초 인텔은 2년 만에 미션크리티컬용 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 신제품 ‘폴슨(정식 명칭은 아이테니엄 9500시리즈)’을 출시했다. HP도 같은날 ‘폴슨’ 칩을 탑재한 유닉스 서버 신제품을 내놨다.

현재 ‘아이테니엄’은 현재 HP를 비롯해 NEC와 인스퍼 등이 유닉스 등 자사의 고성능 서버에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한국HP가 거의 유일하게 이를 적용한 유닉스 서버를 출시, 판매하고 있다.

한국HP는 이를 통해 지난 2008년 초까지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 감소와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 따른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감소세를 보여왔다.

특히 2010년에는 그동안 매우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고 이후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이는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더군다나 HP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마크 허드가 오라클 시스템 총괄 사장으로 이직하면서 양사는 최악의 관계로 치달았다.

이후 HP 신임 CEO로 취임한 SAP 출신의 레오 아포테커가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면서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었다. 특히 아포테커 CEO 시절 PC사업 철수를 발표했다가 이베이 출신의 멕 휘트먼 현 CEO가 취임한 이후, 이를 다시 철회하는 등 시장 전략에도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와중에 HP 엔터프라이즈 사업의 성장 동력이었던 유닉스 서버 부문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의 경우도 지난 2008년부터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IBM에 계속해서 선두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4월~6월)의 경우도 한국IBM은 54.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반면 한국HP는 30.9%를 기록하며 IBM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오라클까지 가세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최근 마감된 3분기(7월~9월)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IBM도 최근 파워7+ 프로세서를 탑재한 유닉스 서버 신제품을 내놓고 향후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HP 측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시장을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이미 신제품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해 본사 차원에서 발표한 ‘프로젝트 오딧세이’를 통해 아이테니엄칩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 오딧세이는 인텔의 아이태니엄칩(유닉스)과 제온칩(x86)을 함께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으로 이를 통해 고객들은 HP-UX(HP의 유닉스용 운영체제)와 오픈VMS, 윈도, 리눅스 등을 하나의 박스에서 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본사 차원에서 유닉스 서버 사업을 관장하는 비즈니스크리티컬시스템(BCS) 사업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릭 루이스 부사장을 선임하는 등 조직을 새롭게 정비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우, 지난해부터 전인호 부사장이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편 한국HP는 오는 12월 11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신제품 출시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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