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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림’ 인수, 제2의 성장 발판 마련할까?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HP와 함께 전 세계 PC 시장 1위를 다투고 있는 레노버가 스마트폰 사업에 적극 진출할 모양새다. 지난 25일(현지시각)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노버 웡와이밍 최고재무책임자(CTO)와의 인터뷰를 통해 레노버가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인 리서치인모션(림)을 인수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림 토르스텐 하인즈 최고경영자(CEO)도 2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블랙베리 제조를 외부에 맡길 수도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웡와이밍 CT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 “림 인수를 위해 작업중에 있으며 금융권과 전략적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림 인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레노버는 2005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왔다. 작년 3분기에는 HP를 제치고 PC 출하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텍트 앤 어택’ 전략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을 보호하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NEC와의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49%로 끌어올렸고 브라질 PC 업체인 CCE를 인수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PC 시장에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PC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4.8%(2012년 3분기 기준)로 삼성전자(16.7%)에 이어 2위다. 태블릿도 애플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작년 9월 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힐튼호텔에서 열린 ‘레노버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APLA) 도쿄 미디어 투어’에서 레노버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모바일 인터넷 디지털 홈 사업부의 키스 리우 디렉터는 “중국에서의 스마트 기기 성공 요인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이라며 “다른 국가에서도 중국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구축은 물론 가치 제안, 애플리케이션 및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따라서 레노버는 IBM PC 사업부를 통해 성공적인 성장 발판을 만들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림 인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림을 인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IBM이 PC 사업부를 매각한 가장 큰 이유는 PC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르다. 이머징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예전만 못하다지만 림은 북미와 유럽에서 만만치 않은 사용자와 무엇보다 보안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부 사업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림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만약 레노버가 림을 인수하더라도 블랙베리 인터넷 서비스(BIS),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BES) 등의 핵심 기술은 남겨두고 하드웨어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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