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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춘천·평창, 차세대 데이터센터 격전지로 떠오르나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이터센터(IDC)의 지방 분산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갈수록 대형화, 고집적화 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내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데이터센터 그린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방 이전도 그중 하나다. 일례로 지난 2008년부터 지식서비스 특례 요금을 적용 받아오던 데이터센터 전기 요금은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만 적용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과 춘천, 평창 등으로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식경제부와 부산광역시는 지난 2011년부터 부산을 동북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부산 미음지구에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 단지’로 지정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힘써왔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LG CNS가 지난해 12월 데이터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올 1월부터 고객사들의 입주 및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 등이 입주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글로벌 데이터허브 육성센터’를 마련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개발과 테스트,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컨설팅 및 관련 산업에 대한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 일본 등 인근 국가의 수요를 끌어온다는 방침이다.


춘천과 평창 등 강원도 역시 ‘낮은 평균기온’과 ‘접근성’을 내세워 차세대 데이터센터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지역 국회위원들은 지난해부터 강원도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센터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를 회생시키자는 논의를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연평균 온도가 5~6℃에 불과한 춘천 소양강의 냉수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중 서버나 네트워크 등 IT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비용은 센터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30~4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많은 데이터센터가 외부의 차가운 공기를 이용한 ‘프리쿨링’을 채택하고 있는데, 강원도의 경우 차가운 공기 뿐만 아니라 찬 물을 통한 수냉식 냉각 방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물이 공기보다 3000배 이상의 직접적인 냉각 효과가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이미 춘천의 경우 몇몇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둥지를 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더존이다. 더존은 2011년 본사를 서울에서 춘천으로 옮기면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인 ‘D-클라우드 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

NHN도 오는 3월 중 춘천시 동면 만천리에 약 5만 ㎡(1만 5000평) 대지에 데이터센터<사진은 NHN 춘천 IDC 모형>를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건물 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약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N 측은 당시 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춘천은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평균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1~2℃ 낮아 외부 공기를 활용한 냉각에 최적의 장소이며, 인근에 수력발전소가 많아 친환경 IDC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진이나 황사 등 자연재해 위험이 적어 안정적인 IDC 운영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평창 역시 동계올림픽 이후 유휴 시설을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거론되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에는 6만 ㎡ 부지에 풍력과 수력, 태양광 등 친환경 전력시설과 대규모 통신망이 구축된다.

어차피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접근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지역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이를 위해 일부 통신사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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