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법 공청회, 찬반 격론 오갔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예상대로였다. 1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주최의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게임중독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진술인 간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공청회 진술인은 법안 찬성 측과 반대 측 각각 2인씩, 총 4인으로 구성됐다. 찬성 측은 경수근 법무법인 인앤인 대표변호사와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나섰고 반대 측은 박종현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법안 찬성 측은 게임중독법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사업자를 규제하는 법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국민에게 오히려 혜택을 준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게임 중독자가 있는 현실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꺼내들기도 했다.
경수근 변호사는 “중독법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법이 아니다”라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발 나아가 “중독을 치료 예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혜택을 베푸는 법률”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해국 교수는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과 치료에 대한 투자나 관련 법제도가 부족하다”며 중독법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게임 중독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 업계도 과몰입 치료를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것이 중독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법안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반대 측은 게임중독법이 직간접 규제라는 부분을 분명히 하면서 중독물질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것이 장점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법안의 근거로 제시한 통계자료도 객관적이지 않다고 지적과 함께 문화콘텐츠 전반의 규제로 작용할 우려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종현 교수는 법안 내용 중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는 부분을 들어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직·간접적 규제가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법안의 기대효과와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 뒤 “법이 규정하는 중독의 법위가 명확치 않고 차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중독 문제를 하나의 측면에서 묶어서 처리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연 교수는 인터넷게임 중독에 대한 통계자료와의 수치와 객관성이 명확치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중독법 발의안은 미디어 콘텐츠까지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있어 모바일, TV, 위성채널 등 문화콘텐츠 모두가 중독물질로 포함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는 진술인들의 의견 개진이 끝난 뒤 방청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위 향후 일정이 진행돼야 2월 국회 심사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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