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은 알아도 조인은 모른다…통신사 메신저, ‘계륵’
- 조인, 국내 이용자 330만명 수준…GSMA, 조인 대체재 논의 개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라인’은 알아도 ‘조인’은 모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통합커뮤니케이션도구(RCS: Rich Communication Suite) 조인에 대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실패를 인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전화’ LG유플러스는 ‘유와’ 등 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중심을 이동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서비스다 보니 계륵 신세로 상당기간 명줄을 이어갈 전망이다.
11일 통신 3사에 따르면 국내 조인 이용자는 330만명 수준이다. ▲SK텔레콤 250만명 ▲KT 55만명 ▲LG유플러스 25만명 순이다. 조인은 지난 2012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표준규격은 GSMA가 정했다. 전화를 하며 문자메시지와 파일을 보낼 수 있고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모바일 메신저에 내준 시장을 되찾기 위한 통신사의 히든카드였다.
2년 동안 모은 가입자가 330만명이면 플랫폼으로서 가치는 사실상 끝이다. 한국은 카카오톡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자리를 잡기도 전에 사업모델과 과금부터 계획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각 통신사별 도입 시기가 천차만별이어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는 장점을 살리지도 못했다.
조인의 실패에도 불구 서비스 정리는 쉽지 않다. GSMA차원 프로젝트여서 한국만 접을 수 없다. 현상유지 차원의 인력과 자원만 투입 중이다. 대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독자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진화로 전략을 바꿨다. LG유플러스는 작년 7월 유와를 SK텔레콤은 지난 2월 T전화를 선보였다.
유와는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통해 음성통화도 하는 LTE인터넷전화(VoLTE)다. 통화하지 않을 때에도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휴대폰 화면과 음악 카메라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위치정보와 화면, 게임 등을 같이 보며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다가 전화가 오면 통화만 해야하는 기존 음성통화와 달리 보던 화면 그대로 보면서 전화를 받거나 거절할 수 있다. 조인에서 지원하려 했던 서비스 대부분을 유와에 이식했다.
T전화는 음성통화 본연의 기능을 보다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집단 지성을 이용해 스팸통화를 걸러주고 인근 정보를 검색해 전화번호안내(114) 없이 맞춤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다. 내가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자동으로 전면에 노출된다. 숫자 키패드를 누르지 않고도 대부분의 통화를 할 수 있다. T전화는 아직 10종의 스마트폰만 지원함에도 불구 출시 100여일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한편 GSMA는 조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내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5’에서 대안을 내놓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메신저의 대체재로 생각했던 조인의 사업모델과 서비스가 실패했다는 점은 GSMA 차원에서도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라며 “새로운 버전에 대한 고민을 전 세계 통신사가 함께 하고 있지만 아직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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