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소니-삼성전자 양강구도 장기화
-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
-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는 소니-캐논이 혈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이 시장은 원조를 내세운 올림푸스와 함께 당시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었던 소니, 터줏대감 삼성전자, 신제품 라인업 확대로 기세를 올리던 니콘 등이 혼전양상을 보였다.
국내 전체 카메라 시장으로 보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비중을 앞서고 있다. 지난 2011년 30%를 기록한 이후 2012년 40%, 2013년 51%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정도로 아직까지 DSLR 카메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역별로 미러리스 카메라가 인기가 높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 인기가 높지만, 최대 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는 여전히 DSLR 카메라 저변이 넓다.
30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와 삼성전자가 양강구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2013월 5월~2014년 4월) 회계연도 기준으로 소니는 무려 54.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높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30.2%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나타냈다. 두 업체의 영향력은 연중 비슷한 추이를 보였으나 니콘, 올림푸스는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소니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삼성전자보다 다른 카메라 업체가 더 많은 영향을 받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소니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수록 다른 외산 브랜드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뜻.
삼성전자가 나름대로 30%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저렴한 가격과 함께 애프터서비스(AS), 예전에 비해 높아진 기술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TV, 노트북 등과 함께 묶어 판매하는 ‘1+1’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 방법을 동원해 잠시지만 월 판매량에서 소니를 앞선 경우도 있었다.
경쟁사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근 캐논은 주력 미러리스 카메라 ‘EOS M’을 더블렌즈 키트로 묶어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해 짭짤한 성적을 올렸다. 니콘과 올림푸스 등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각 업체마다 분명한 지지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렌즈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소니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끄는 구도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비중이 얼마나 높아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렌즈교환식 비중으로도 두 업체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다. 특히 소니는 캐논과 피할 수 없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캐논이 EOS M 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점유율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삼성전자보다 다른 외국계 업체가 얼마나 입지를 넓히느냐가 관건”이라며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경우 소니와 캐논이 양강구도를 구축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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