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취업 문 뚫자…“미래 밝아보여”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지난 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는 ‘2014 정보보호 인력채용 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정보보호컨설팅, 네트워크보안, 콘텐츠보안, 백신 등 약 30여개의 보안업체들이 참가했다.
당초 10시부터 시작될 이번 박람회는 사전등록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오전 9시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측에 따르면 사전등록자는 800명, 현장등록자는 약 130여명으로 집계됐다.
박람회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들은 두가지의 공통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첫번째는 ‘보안업계 취업이 예상보단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었으며, 두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안산업은 성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올 가을 졸업이 예정된 김지숙 학생(명지대 컴퓨터공학과)은 “학교 선배들이 추천하는 기업들의 인재상을 들어보기 위해 박람회에 참석했다. 선배들은 국내 보안업계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적극 추천했다”며 “취업이 쉽진 않을 것 같지만, 망하지 않을 산업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경영학과나 영문학과와 같은 이공계열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이번 박람회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최진영 학생(백석대 경영학과)은 “보안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내 보안산업도 지속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보안업체라고 해도 회계, 경영 등은 반드시 필요하므로 그런 쪽으로 취업의 문을 두드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이 보안업체에 취직하기란 생각보다 힘들어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정보보호학과만 졸업하면 바로 보안업계에 취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며 “인사담당자들은 나의 학력보단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학과 공부만 하는 것은 보안업계 취업에 별 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학력에 의한 장벽도 높았다.
이건아 씨(한양공고 졸업)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18개월동안 모의해킹에 대한 공부를 했다. 침해사고대응팀(CERT)쪽으로 취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특출난 장점이 없는 한 ‘고졸’이란 타이틀은 취업에 장벽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배청호 씨(부여고 졸업)는 “보안업체들은 신입을 많이 뽑지 않는 경향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학력의 장벽을 쉽게 뛰어넘긴 힘든 것 같다”며 “해킹대회 수상과 같이 눈에 띠는 경력이 없으면 경쟁에서 밀린다. 고졸이라면 스스로의 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보안업체들은 학력을 잘 따지지 않는다. 모든 인사담당자들은 하나같이 ‘학력보단 경력을 중시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보안관제나 컨설팅 등에서는 ‘기술등급제’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력을 무시할 순 없다고 한다.
김민선 에이쓰리시큐리티 이사는 “컨설팅 사업을 수주할 때 고객들은 컨설턴트들의 기술등급을 따진다. 이런 부분에서 고졸 구직자들은 조금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반대로 대졸 구직자들에게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종적으로 선택은 인사담당자들의 몫이겠지만 학력보다 경력이 우선시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안업계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과 공부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향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그에 대한 공부도 해야한다. 필요하다면 학원이라도 다니는 것이 좋다”며 “똑같은 전공, 경력이라면 남들과 차이가 없다.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인재채용 박람회에서는 구직자들의 실질적인 구직 스킬을 강화하고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보보호 희망 멘토링’ 프로그램도 함께 열렸으며,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 면접 이미지 컨설팅, 바이오인식 적성검사, 이력서 콘테스트 등 참가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됐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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