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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인하 대세?…통신사·제조사, 실구매가 전략 고심 ‘여전’

윤상호

- 실구매가 같아 보여도 위약금 여부 달라…출고가 인하, 재고처리 기종 집중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팬택의 반값 스마트폰 ‘베가팝업노트’<사진>가 돌풍이다. 출시 1일 만에 3만대가 유통에 풀렸다. 인기 비결은 출고가다. 베가팝업노트 출고가는 35만2000원. 사양은 기존 70~90만원대 제품과 버금간다. 베가팝업노트는 SK텔레콤 전용이다. 하지만 아직 통신사와 제조사가 출고가 인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23일 팬택에 따르면 베가팝업노트 생산분 3만개를 모두 유통에 배분했다. 2배 이상의 주문이 몰리는 등 호응이 높았다. 이 제품은 5.6인치 고화질(풀HD, 1080*1920) 화면과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안테나 겸용 전용 펜을 채용했다. 카메라는 1300만화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와 LG전자 ‘G3’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갤럭시노트4와 G3의 출고가는 각각 95만7000원과 89만9800원이다. 베가팝업노트 출고가는 갤럭시노트4와 G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마트폰 출고가 거품 논란이 불거져도 할 말이 없는 가격이다.

출고가는 통신사와 제조사 협의로 결정한다. 통신사 의중이 더 크다. 통신사는 높은 출고가 높은 지원금 구조가 유리하다. 실구매가가 같으니 차이가 없다는 말은 함정이다. 위약금이 숨어있다. 지원금이 높으면 위약금도 높다. 제조사는 이래도 저래도 큰 차이는 없다. 단통법 시행 이전엔 지원금을 조절해 이익을 늘릴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쉽지 않다. 비례성 원칙 탓이다.

지난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시행했다. 단통법 목표 중 하나는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다. 출고가를 내린 스마트폰은 많다. 그러나 제품군을 살펴보면 원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대부분 소비자 후생 증진보다는 재고처리 목적 가격 인하가 많았다.

10월 이후 출고가를 내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3종 ▲LG전자 4종 ▲팬택 1종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그랜드2 ▲갤럭시코어어드밴스드 ▲갤럭시S4 등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G프로 ▲G3비트 ▲G3A ▲GX2 등이다. 팬택은 베가아이언2다. 가격은 통신사별로 약간 차이가 있다. 베가아이언2를 제외하고는 출시된 후 시간이 좀 지난 제품이거나 중저가폰이다. 베가아이언2는 팬택의 경영 상황 영향을 받았다. 출고가 거품 논란에 기름을 부은 베가팝업노트는 팬택의 경영난이 아니었다면 이 출고가로는 나오지 않았을 확률이 100%다. 아이러니다. 최신 제품과 인기가 있는 기종은 대부분 출고가 인하보다 지원금 상향으로 갔다.

한편 업계는 당분간 출고가 인하보다 지원금을 상향하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금할인 위약금이 사실상 폐지돼 기기 구매 지원금에 대한 위약금만 남았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출고가를 높게 가져가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조사의 공통된 인식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여전히 제조사와 통신사 모두 단통법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며 “출고가를 한 번 내려버리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금을 조절해가며 적정가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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