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대거 출시한 구글…B2B와 스마트홈 정조준
- 고유 생태계 끌어안으며 확장하기
- MVNO·단말기 보상 프로그램 운영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구글이 29일(현지시각)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탑재한 ‘넥서스5X’, ‘넥서스6P’ 스마트폰 2종을 공개했다. 여기에 10.2인치 태블릿 ‘픽셀C’와 함께 ‘크롬캐스트 2.0’, ‘크롬캐스트 오디오’도 함께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35달러(한화 약 4만1500원)부터 599달러(약 71만2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구글스토어에서 예약판매가 시작된 상태다.
이번 신제품 라인업은 기존 생태계를 견고하게 지키면서 기업거래(B2B)와 스마트홈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통적으로 1개 업체(HTC→삼성전자→LG전자)에게 맡겼던 스마트폰 공급 업체(LG전자, 화웨이)를 다변화하고 10.2인치 태블릿으로 시장 부진에 대응하겠다는 것. 특히 크롬캐스트 2.0과 크롬캐스트 오디오는 단순히 콘텐츠의 활용 영역을 넓히는 것에서 벗어나 스마트홈까지 고려되어 있다.
앞서 5월 진행한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 2015’에서 발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브릴로(Brillo)’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기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직전 출시한 무선랜 공유기 ‘온허브(OnHub)’도 마찬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넥서스5X·넥서스6P·픽셀C·크롬캐스트 2.0·크롬캐스트 오디오는 각기 다른 영역, 예컨대 스마트 기기로써의 활용에 차이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원 플랫폼’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는 ‘위브(Weave)’라 불리는 표준 통신 규약이 공통적으로 쓰인다.
이런 상황을 예상해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는 구글 핀테크 서비스인 ‘안드로이드페이’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문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이라 관련 단말기를 갖추기 못한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 경우 POS 단말기 역할을 픽셀C가 담당하고 온허브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역할을 그려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페이는 처음부터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체이스와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대형 카드와 은행과 손을 잡았다. 결제과정을 암호화한 ‘토큰화 기술’, ‘지문인식’, ‘멤버십카드 통합’을 지원하려면 이번에 발표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구글은 브릴로를 소개하면서 ‘낮은 수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바 있다. ‘브릴로→크롬→안드로이드(TV, 스마트워치 포함)’로 이어지는 OS 라인업 구축, 그리고 이를 통한 원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기기 자체가 브릴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온허브를 통해 구글 서비스를 접목하는 과정이 먼저 이뤄진다는 얘기다.
크롬캐스트2.0과 크롬캐스트 오디오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홈 기기는 무선랜보다 지그비를 이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저전력과 전파 도달거리가 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가 적어 대중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다양한 기기를 종합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허브가 필수적이다.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구글이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서비스인 ‘프로젝트 파이’를 강조한 것도 고유의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넥서스5X·넥서스6P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파손 보험 프로그램 ‘넥서스 프로텍트’도 마찬가지다. 향후 이동통신사와 적지 않은 갈등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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