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제게임박람회 ‘지스타’가 올해 최대 규모로 열린다. 전년대비 참가부스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업계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지난해보다 2.7% 성장한 2636부스(B2C 1450부스, B2B 1186부스)로 전시 규모를 확정지었다.
몇몇 게임업체를 제외하고 업계 전반이 부침을 겪는 가운데 지스타만은 매년 전시 규모 측면에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먼저 PC온라인게임 시장 침체로 지스타 흥행이 쉽지 않은 대내외 상황 속에서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지스타 조직위원회(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다. 지스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협회나 업계가 자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올해 지스타 B2C관 규모 확대엔 넥슨의 역대 최대 규모 참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8일 공개된 지스타 부스 배치도를 보면 넥슨은 올해 300부스(추정)로 참가한다. 이례적인 경우다. 내년에 넥슨이 전시부스를 줄인다면 B2C관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꿔 말하면 지스타가 개별 업체 참가여부에 따라 흥행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스타를 넥스타(넥슨+지스타)로 부르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재작년을 제외하곤 매년 지스타에 참가해온 엔씨소프트도 넥슨처럼 대체가 불가능한 게임업체다.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참가 사실만으로도 게이머들을 불러 모은다.
지스타의 고민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혹여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불참을 선언한다면 내년 지스타는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업계 맏형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자의반 타의반 지스타에 참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지스타도 어느덧 11주년을 맞았다. 이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지스타 조직위원회만의 고민이 아니다. 업계 전반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전시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실험적 시도를 통해 파격을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게이머들도 덩치만 커진 지스타를 원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