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있지만…” IBM·MS가 바라본 한국 AI 미래는?
-기초연구 분야 투자, AI 인재 유치 필요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인사 및 세계 석학들은 대한민국이 인공지능을 육성시킬 수 있는 긍정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내 인공지능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 투자·인재 양성·기초 과학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롭 하이 IBM 기술개발책임자(CTO) ▲김형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CP ▲마 웨이잉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부소장 ▲쓰지 주니치 일본 인공지능연구센터장 ▲이근배 삼성전자 전무 ▲토마소 포기오 MIT 교수 ▲이성환 고려대 교수가 패널토의를 통해 국내 AI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롭 하이 IBM CTO는 “한국은 AI와 인지시스템을 발전시켜 세계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과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며 “AI 기술개발 노력이 희석되지 않도록 동기부여 및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고 구체적 특정 타깃팅을 한 후 이를 연구와 투자의 촉매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산업 육성을 위해 인재 유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AI를 비롯해 장기 과제로 진행해야 하는 연구 분야 관련 인재풀이 취약하다.
마 웨이잉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 부소장은 “한국은 업계와 학계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입지를 갖고 있다”며 “통계 및 기계학습, 데이터 활용에 대해 잘 아는 인재들을 한국에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구글의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에서 활용한 딥러닝도 대학 내 연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토마소 포기오 MIT 교수는 “한국은 응용과학 연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데, 이제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며 “딥러닝도 학계 소그룹 연구 프로젝트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쓰지 주니치 일본 인공지능연구센터장은 일본과 한국의 유사한 상황을 설명하며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결합을 통해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데,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인공지능을 로봇·제조·공학 등 다른 기술과 결합해야 한다”며 “적은 예산으로 최대한 효과를 이끌려면 전세계 여러 파트너와 협력을 해야 하며, 이 때문에 우리는 한국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우리나라 기업 및 정부, 학계에서도 국내 인공지능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응책을 모색했다.
김형철 IITP CP는 “이번에는 바둑이었고 2011년에는 퀴즈쇼였지만, 결국 IBM은 퀴즈쇼 엔진을 갖고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고 있으며 알파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기업 관점에서 이처럼 부가가치가 있는 포인트로 인식해야 자연스럽게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바라보지 않은,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하는 곳에 눈을 둬야 한다”며 “이 부분은 나아가 산업계에 도움이 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격차를 좁히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미국보다 4년가량 뒤처진 상태다.
또한, 이근배 삼성전자 전무는 “2020년 이후에 인공지능이 산업에 적용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당장 인공지능이 수익을 내는 산업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다려주면서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기다림도 좋지만 강점분야에 선투자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자동차·스마트폰 등 제조업에 강점을 갖고 있으니 이에 대한 우월성을 지키는 편이 좋다”며 “제조업에 인텔리전트 소프트웨어를 임베디드하는 등 강점분야에 선투자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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