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산업혁명은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사회 구조의 변혁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3차 산업혁명은 자동화가 이끌었다. 산업혁명은 특정시점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혁신의 과정이다.
4차 산업혁명은 지난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를 계기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경제·사회의 융합을 통해 일어날 혁신을 지칭한다. 모든 ICT업계가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는 것은 그래서다.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ICT와 융합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선 네트워크가 필수다. 통신사가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에 접속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역시 통신사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자산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4차 산업혁명 경쟁은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에서 출발한다. 각사는 관련 조직을 신설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거나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이 촉발한 모바일 세상에서 통신사는 네트워크 제공자로 전락했다. 과실은 OTT(Over The Top) 업체가 누렸다. 통신사의 4차 산업혁명 준비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현재 통신 3사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온도차는 명예와 실리를 오가기 때문. 마케팅을 우선하는지 내실을 우선하는지 전략적 차이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이 그렇다.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점은 모든 사물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는 뜻. 네트워크 경쟁력이 필수다. 네트워크 수요와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5G를 4차 산업혁명의 기반으로 꼽는 이유다. 국내 통신사는 2018년 5G 시범 서비스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 네트워크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서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은 따로 꾸리는 추세다. SK텔레콤은 ‘로라(LoRa)’ KT와 LG유플러스는 ‘협대역(NB)-IoT’ 기술을 채용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빅데이터가 구슬이다. 다양해진 데이터와 방대한 용량을 분석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 AI가 등장한다.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등 현재 AI는 음성인식 사용자환경(AI)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출발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도구다.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수단과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편이 클라우드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 통신 3사의 히든카드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분야를 히든카드로 육성 중이다. 양자암호는 양자역학 고유 특성인 불확정성 비복제성을 활용해 암호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를 차려 기술을 축적했다. 노키아가 차세대 광전송 장비에 SK텔레콤의 양자암호 기술을 도입키로 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IoT에 넣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KT는 스마트에너지를 파고 있다. KT-MEG(Micro Energy Grid)는 통신업계 최고 권위상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글로모 어워즈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최고 모바일상(Best Use of Mobile for Smart Cities)’을 받았다. KT는 KT-MEG를 활용한 ‘에너아이즈’를 상반기 유료화한다. AI가 에너지 빅데이터를 분석해 건물 전력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개인용(B2C) IoT 1등이다. 누적 가입자 70만명을 확보했다. 연내 100만명을 모을 계획이다. 기업용(B2B)분야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그룹사 적용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 공략에 나섰다. 특히 IoT전용망 ‘협대역(NB)-IoT’ 상용화를 기점으로 전기, 가스, 안전 등 생활 민감도가 높은 상품 쪽으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