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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新공장 LCD 우선…OLED 덧붙인 ‘백화점’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에 건설하고 있는 신공장 P10에서 10.5세대(2940㎜×3370㎜) 액정표시장치(LCD)를 먼저 생산하기로 했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잉크젯 프린팅(솔루블 프로세스)이 도입되는 시점에 맞추기로 했다. 중소형 OLED의 경우 6세대(1500㎜×1850㎜) 플렉시블로 방향을 잡았고 이에 발맞춰 캐논토키 증착기도 들여올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P10 운용방안을 ‘선(先)LCD 후(後)OLED’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0세대 이상 LCD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이후에 OLED에 대처하는 형태”라며 “대형 LCD, 중소형 OLED, 대형 OLED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종의 백화점 형태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가 P10에서 대형 LCD를 생산하려는 이유는 아직까지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다가 대형 OLED 시장이 생각만큼 확대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올해 OLED 패널의 출하량을 180만장으로 언급했으나 2분기 막바지인 6월을 기준으로 60만장을 갓 넘긴 수준으로 파악됐다.

증산과 성수기 진입, 프로모션 등을 감안해도 연간 출하량은 160만장 내외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지만 연간 2억2000만장 내외의 TV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LCD 투자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P10의 알맹이는 결국 중소형 OLED가 쥐고 있다. 애플 차세대 아이폰이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하면서 그만큼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의 물량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구미 E5에서 양산이 이뤄진다지만 인증에 걸리는 시간, 물량, 핵심 장비인 캐논토키 증착기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E5에는 선익시스템 증착기가 사용됐고 수율을 끌어올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P10 중소형 OLED는 이르면 올해 말에 도입되는 캐논토키 증착기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6세대 기준으로 월 1만5000장의 플렉시블 OLED가 생산될 수 있으므로 적어도 2대는 들여놔야 월 3만장을 뽑아낼 수 있다. 일련의 작업을 하루빨리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2018년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전략은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고육지책이기도 하다”며 “대형 LCD로 진입하면 당분간 라인 안정화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집중해야 하므로 그만큼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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