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LCD↔OLED’ 줄타기…한상범 부회장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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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본격화를 선언했다.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6조원(올해 7조원) 가량을 투자해 파주 P10 및 E6, 구미 E5, 중국 광저우 팹에 투자가 이뤄진다. 10.5세대(2940㎜×3370㎜)와 8.5세대(2200㎜×2500㎜)는 대형으로, 6세대(1500㎜×1850㎜)는 중소형에서 각각 OLED를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큰 알맹이는 P10이다. 단일 디스플레이 팹 가운데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여기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처음부터 방향성은 대형 OLED로 잡았지만 기존 8세대처럼 하프컷(마더글라스를 2장으로 분할)으로 가야할지 원장(마더글라스 1장)으로 잡아야할지 결정해야 했다.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 박막트랜지스터(TFT) 백플레인, 진공·증착 장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업계의 관심사였다. 플라스틱 OLED(POLED, 플렉시블 OLED)는 외부 고객사(구글, 애플로 추정)와 협력관계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결정할 예정이다. 설비투자(CAPEX) 규모가 늘어나게 됐지만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내에서 투자가 기본 철학이고 일부 필요하면 차입도 고려하고 있다.
풀어 말하면 현재 주력 사업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나오는 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OLED에 투자해 미래를 대비한다고 보면 된다. LCD로 벌어 OLED에 쓴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대형과 중소형을 가리지 않고 OLED에서 제대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기인 2019년~2020년까지 LG디스플레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불가피하다.
다음은 최고경영자(CEO) 한상범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POLED 생산규모를 보면 증착기를 4대 돌려야 한다. E5 양산은 잘 이뤄지나?
▲ E6에서 1만5000장은 이미 들어와 있다. 추가투자는 약 2개 라인에 5조원이다. 증착기와 노광기 등 여러 장비도 준비가 잘 되고 있다. E5 양상은 고객사와 약속된 스케줄인 8월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6세대 경험(플렉시블 OLED에서)은 처음이라 고민은 많지만 양산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
- 차입금으로 재원 창출을 한다고 했는데 구글, 애플과 같은 고객사로부터도 받는지?
▲ POLED 양산 투자 결정은 고객사와 어느 정도 약속(commitment)이 있어야 진행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힘들다. EBITDA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고 일부 필요하면 차입도 한다. POLED 관련해서 고객사 이름도 언급할 수 없다. 두 고객 외에 중국 투자는 우리와 중국정부가 7:3으로 투자하게 된다.
- 여러 가지 결정을 한꺼번에 내리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 P10 처음 생각한 것이 2015년이다. E4 처음 지어놓고 OLED 캐파(Capa·생산능력)을 더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8세대 OLED TV를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POLED는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고민은 10.5세대 OLED를 결정하고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였다. TFT 유니포미티(uniformity, 균일성)부터 진공·증착 장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타이밍도 마찬가지다. 8세대(OLED)보다 인터벌이 1년 정도(램프업 시점부터 어느 정도 양산성 확보하는 시점까지)였다. 그래서 중국을 생각했다. 중국이 현재 LCD 18만장까지 올라갔고 인프라 갖추고 있다. 단일시장으로서 북미에 버금가는 시장이라 중국 투자 생각하게 됐고 작년 연말 올해 고민하다가 중국 8.5세대(OLED) 신규 투자 결정을 했다.
- 투자 결정이 당초 6월말에서 늦어진 이유가 궁금하다.
▲ 결국 여러 옵션을 고르는 것인데 대형 OLED와 POLED 투자 결정은 차이가 난다. 기술과 투자 타이밍에 대한 고민, POLED는 투자비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고객과 협의를 하느라 늦어진 것 같다.
- 10.5세대 OLED 양산시점은?
▲ 다시 말하지만 전환이 아니라 10.5세대 OLED 투자다. 증착기에 대한 검증이 되는 시점인 2020년 초가 양산시점이다. LCD 때문에 전환이라는 말이 많은데 확실히 OLED 투자다. 초기부터 OLED에 맞는 베이스 라인을 가지고 움직였다. 그러나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 기반이라 언제든지 LCD도 할 수 있다.
- LCD 투자는 중단하나?
▲ 일단 LCD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는 없다. IT에 대한 투자는 있다. 우리는 IT에서 IPS만 하고 있는데 모니터, 노트북, 고해상도 제품을 원하는 하이엔드 고객이 있다. 보완 투자할 계획이 있다. 현재 계획대로 P2, P3, P4 공장은 클로즈한다.
- 폴더블, 롤러블과 같은 폼팩터와 IT 제품에 대한 OLED 준비는?
▲ 준비하고 있다. 단지 제품의 신뢰성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만큼 나오는가는 시간싸움이다. 모바일과 자동차,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도 고려하고 있지만 IT는 아직 아니다. IT에서 OLED 개발은 하고 있으나 양산 투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물론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개발은 차근차근 하고 있다.
- 중국 광저우 공장 기술유출 우려가 있다.
▲ 2013년부터 중국 정부와 같이 LCD 생산 보안 시스템 노하우를 가지고 대응책이 있어서 4년 동안 9만장에서 18만장까지 문제없이 캐파를 늘렸다. 한 건의 유출 사례도 없었다. 반도체의 중국 진출 사례도 좋은 예다. 얼마나 보안과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가가 문제다. 중국은 2001년부터 모듈부터 했기 때문에 자구책이 있어서 시스템적으로 보안은 자신이 있다. 특히 OLED는 아날로그 성격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쉽게 카피할 수 없다. 경험이 중요하며 따라잡기 어렵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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