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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9000만 다운로드 앱 ‘아자르’… 어떤 기술 갖고 있길래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최근 설립 4년차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대표 안상일)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이달 초 알토스벤처스 한킴 대표가 “12개월 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진입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던 것이 시작이다. 이어 10일엔 작년 매출 624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의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이 전년(363억원) 대비 약 72% 증가했다. 2014년 매출은 21억원이었다. 4년 만에 30배 성장을 거뒀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 상장사 선정에 돌입한 상태다. 고속 성장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이퍼커넥트의 수익원은 모바일 영상 메신저 ‘아자르’다. 국내에선 비교적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수익 90% 이상이 외국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전 세계 비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중 수익 9위를 기록했다. 매칭 상대의 성별, 지역을 특정하려면 과금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을 거뒀다.

낯선 사람과 대화 서비스를 제공하다는 측면에서 기존 랜덤 채팅, 데이팅 앱 서비스와 결은 같다. 차별화 포인트는 풀스크린 영상 통화, 스와이프 방식의 간편한 대화 파트너 교체, 글로벌 매칭이라는 3가지 특성이다. 국내에선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영상통화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때문이다.

아자르가 먼저 인기몰이를 시작한 곳은 중동 지역이다. 중동은 팩스, 이메일보다 전화를, 전화보다 면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문화 특성이 있다.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남녀가 오프라인에서 대면 만남을 가지기 어려운 점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중동을 거점으로 세가 불어나 최근 누적 다운로드 1억9000만건, 누적 매치 수 300억건을 달성했다. 소셜 메신저는 이용자 확보 선점이 중요하다. 이용자가 많으면 매칭이 더 잘 이뤄지고, 이는 또 다른 이용자를 불러들이는 효과를 낸다.

현재 아자르는 230개 국가에서 하루 5500만건 이상의 영상통화가 이뤄진다.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영상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연결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하이퍼커넥트는 이 문제를 구글의 웹RTC(Web Real-Time Communication) 기술을 개량한 자체 솔루션 ‘하이퍼RTC’ 기술로 해결했다.

웹RTC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 간 영상 통신이 가능한 웹표준기술이다.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서버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하이퍼커넥트는 이를 모바일 환경에 최초로 적용했다. 저개발 국가, 저가 휴대폰 등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안정적인 영상 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이용자가 부담하는 통신비용은 한 달에 0.3원 수준이다. 중계서버 없이 최대 8개 모바일기기가 동시에 연결 가능한 그룹 비디오콜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이는 향후 PaaS(Platform as a Service)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하이퍼머신러닝’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잘 동작할 수 있는 가벼운 딥러닝 인공지능(AI) 추론엔진을 개발했다.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할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부적절한 이미지를 필터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용량과 배터리를 적게 쓰면서 만족도 높은 매칭 경험을 제공한다.

모바일에서 영상의 인물과 배경을 실시간으로 분리하는 머신러닝 기술 ‘하이퍼컷’도 있다. 일본 이용자의 경우 사생활 노출에 민감한 경향이 있어 영상에 주변 환경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배경에 화성, 달 등 색다른 공간배경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얼굴을 인식하고 3차원(3D) 증강현실(AR) 마스크를 씌우는 것도 가능하다.

AR 기술을 활용해 사진이나 영상을 꾸미는 앱은 많다. 그러나 대부분 서버로 이용자 데이터를 전송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처리 및 저장 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사진과 영상 유출 가능성이 있다. 더빙앱으로 유명한 ‘콰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반인 이용자의 영상이 본인 허락 없이 광고에서 사용됐고, 일부 연예인들이 찍은 영상이 유출되면서 열애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서버 없이 모바일로 머신러닝을 구현할 경우 애초에 이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올해엔 미뤄뒀던 국내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지에서 바이럴 방식의 아자르 광고 영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그동안 마케팅, 사업적 확장을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앞으론 철저한 현지화를 비롯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모바일 영상 통화만을 제공하던 초기 기능에서 확장해 웹, VR(가상현실) 등 플랫폼 확장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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