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방송통신 정부조직개편 논의, 하반기가 골든타임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 정부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가운데 정권 초기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던 방송통신 정부조직 개편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이 특정 부처만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데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제외하면 조직개편에 대한 요구가 크지 않아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 3개 언론 관련 학회는 지난 14일 방송통신 정부조직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통상 대선이 마무리 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돼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경우 제대로 된 인수위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급작스럽게 출범했다. 그러다보니 정부조직개편은 최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새로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에 이관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방송통신 및 ICT, 과학기술 정부조직에 대한 개편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방송통신 업무는 정통부 해체 당시인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방통위가 전담해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통신 진흥 업무를 비롯해 방송 중 유료방송 등 뉴미디어 정책은 미래부로 이관됐다. 주파수 정책도 방송은 방통위, 통신은 미래부, 조정은 국무총리실로 쪼개졌다. 현 과기정통부는 미래부에서 이름만 바꾸고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과거 창조경제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통신비 및 주파수 관련 이슈 등이 있을 때 마다 공동으로 대응해왔다. 인사교류도 꾸준히 이어갔다. 하지만 산업 및 정책적 이슈가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엇갈린 업무 분장은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과 통신분야에 대한 조직개편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무엇보다 규제 이원화로 부처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진흥과 규제를 함께 대응해야 하는 산업환경에서 현재의 정부 조직구조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부처간 특유의 조직논리도 조직개편 논의 확산에 한 몫 했다. 특히 방통위는 노골적으로 방송 업무는 물론, 통신 등 과기정통부의 ICT 업무도 위원회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래부 이전 통신, 방송 전체를 맡았던 2008년의 방통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14일 열린 토론회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에서 잔뼈가 굵고 오랜 기간 ICT 정책에 깊게 관여한 안정상 수석이지만 이번에 제시된 안은 당 내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토론회 사회자인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안정상 안’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올해가 지나고 집권 2년 정도가 되면 정부조직개편 논의 동력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사실상 올해 하반기가 정부조직개편 논의의 골든타임인 셈이다.

문제는 방통위를 제외하면 다른 부처에서는 조직개편에 대해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방통위는 이효성 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들이 공개석상에서 방통위 중심의 조직개편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미디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과기정통부나 문화부의 경우 조직개편에 적극적이지 않다. 청와대나 정치권 역시 정부조직개편에 적극적이지 않다.

사회를 맡은 정인숙 교수는 토론회 개최에 대해 “다시 정부조직 개편 논의를 시작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학계가 다시 지핀 방송통신 정부조직개편 논의가 들불로 커질지 불씨로만 남다가 사르라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