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내에선 '기술 스타트업' 투자가 인색한가… 네이버 송창현 CTO “실패 용납않는 사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큰 규모의 자본이 스타트업 시장에 풀리고 있다. 국내 전체 스타트업 투자규모가 4년 전 1조6000억원, 올해 3조3000억원으로 무려 4배로 늘었다. 훌륭한 스타트업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이 중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 그 정도로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가 기술 기반에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2일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테크밋업’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창현 CTO는 “지난 2017년 3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95개 중 기술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겨우 8개, 전체 10%에 불과하다”며 “투자 금액 기준으로 따지면 수치가 더 낮다. 30억원 이상 투자 합계 7900억원 중 5%밖에 안 된다. 다른 업종 스타트업과 비교해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금액 비중이 적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경우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비중과 가치가 높다. 잘 알려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센스타임’의 경우 세계에서 가치가 가장 높은 AI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현실적인 원인으로 송 CTO는 ▲시장 크기의 차이 ▲투자자들의 경험치와 성향 ▲기술 분야의 이해도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 부족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한국 사회 특성 ▲글로벌 진출 역량 부족 등을 꼽았다.
또 창업자들이 기술 개발이나 자금 확보 및 기술 투자 대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술과 고객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술 창업자들이 굉장히 많다”며 “오늘 스피커들이 주로 하고 싶은 얘기도 ‘기술 창업자들이 사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관통하는 키워드, 기술을 넘어서 고객과 시장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 CTO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 스타트업은 기술로 시장의 문제를 푼다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시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실행력도 굉장히 좋아야 한다”고 했다.
아마존의 사례도 언급됐다. 송 CTO는 “아마존에 근무하는 지인 지인에게 들으니, ‘아마존은 경쟁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지 않는다.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상품으로 돈을 잘 벌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한다”며 “결론은 ‘마켓 비즈니스’, 자신의 고객이 어디 있는지 집중하다 보면 사업이 잘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현재가 있게 한 것은 묵묵히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한 개발자들 덕분, 최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개발자 최고의 가치”라며 “네이버 역시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더욱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테크밋업’ 컨퍼런스는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젝트인 ‘D2스타트업팩토리’가 기술 스타트업들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기술 스타트업, 벤처캐피털(VC), 지원 기관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해 스타트업 생태계 방향성을 고민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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