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제재에 나선다.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 체험 기간 이후 유료 전환 과정에서 이용자 가입의사에 대한 동의를 명확하게 받지 않고, 해지 제한 등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오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 등을 논의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는 광고 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휴대폰에 동영상‧노래를 저장해 오프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료서비스다. 유튜브는 이용자에게 1개월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하고, 이후 유료서비스로 전환해 매월 이용요금을 청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유료서비스 가입의사를 명확하게 묻지 않아,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가입의사를 표현하는 절차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고, 해지 제한 등 중요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 2월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를 대상으로 무료 체험 이후 유료서비스로 전환할 때 고지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 지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를 살펴보고 있으며, 방통위가 조사하고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건은 소비자기만, 허위기만 표현에 해당할 수 있다.

앞서, 공정위는 온라인음원제공사업자 대상으로 2009년 무료체험 이후 유료 서비스로 변경된 가입자가 중도에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미사용분을 환불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무료 체험만으로 유료회원이 되도록 고객을 기만하지 않도록 하고, 일할 환불을 가능하도록 한 결정이다.

방통위도 이러한 공정위 사례를 참고로 들어 유튜브 프리미엄에 시정조치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조건 대금 결제 관련 표시 절차 마련 및 해지제한 등 가입절차 등에서 중요사항 미고지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공정위 또한 OTT 사업자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통위 제재 결과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방통위가 유튜브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처분하게 되면, 매출액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게 된다. 유튜브의 국내 서비스 매출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해야 하는데, 구글은 유료서비스 매출만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매출원의 상당수가 광고 매출인데, 사실상 이 부분은 제외돼 과징금 액수는 줄어들게 된다. 추정되는 과징금 규모는 2억원대다.

한편, 구글 측은 이용자에게 유료서비스 관련 동의를 구했다는 입장이다. 결제정보를 입력하도록 돼 있고, 유료 전환 등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과징금 규모를 떠나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이번 방통위 제재가 다른 규제당국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방통위는 처분의 정당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무료체험 후 유료전환 과정 등 유튜브 프리미엄에 대한 개별적인 사실관계를 전반적으로 파악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했다”며 “구글 측은 의견진술 절차를 거쳤으며, 구체적인 제재안은 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