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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M&A] 몸집 키운 SKT‧LGU+, 시간 재는 KT…2라운드 남았다

최민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도 마무리 됐다. 두건의 대형 인수합병(M&A)은 단순한 기업간 결합을 넘어 국내 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수년간 진통 끝에 마무리된 유료방송 M&A가 국내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시장이 통신3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간 기업결합 정부 심사가 끝이 나면서, 인수합병(M&A)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은 오는 4월1일 출범할 예정이며, LG유플러스가 인수한 CJ헬로는 LG헬로비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제 남은 곳은 KT다. 경쟁사들이 미디어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 만큼, KT도 M&A를 고려해야 한다. 경쟁당국이 3년 전과 달리 유료방송 M&A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정부가 이를 지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뿐 아니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케이블 매물을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두 건의 M&A 이후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7.72%, SK텔레콤 미디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로 변경됐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로 유료방송시장 2위로 도약했고, 부동의 1위인 KT와 6.59% 차이로 좁혀졌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를 진행하며, 향후 5년간 콘텐츠에 2조672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헬로비전은 1조1239억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제작‧수급, 유무선 융복합 기술, 지역채널 등에 투자를 쏟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와 결합상품을 선보인다. 기존 CJ헬로 고객이 LG유플러스 모바일 등과 결합해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전 렌탈, 홈 사물인터넷 등의 서비스로도 이어진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는 LG헬로비전과의 시너지를 자신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7일 임원 워크숍에서는 “올해는 통신과 미디어 플랫폼 혁신을 통한 선도가 중요한데, 일등 DNA를 가진 LG헬로비전 구성원들이 이러한 경쟁에서 주인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SK텔레콤도 추격에 나섰다. IPTV+케이블 첫 합병 사례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기업결합은 정부 심사를 마치고 행정적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4월 합병법인이 등장하게 된다. 합병법인은 향후 5년간 케이블TV 8937억원, IPTV 2조2434억원, OTT(웨이브)·모바일 기반 9250억원 총 4조621억원 콘텐츠 투자계획을 세웠다.

미디어는 SK텔레콤에서 가장 공들이는 사업 중 하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임하기도 했으며, 비(非)통신 수익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운 부문이기도 하다. 박정호 대표는 올해 SK브로드밴드 상장을 달성할 방침이다.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준비를 마치고 달려가는 상황은 유료방송시장 1위 KT를 긴장하게 한다. 이에 오는 3월 구현모 후보가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후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현모 후보는 KT에서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맡으며 이미 인터넷TV(IPTV) 등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국회에서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유료방송 규제개선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논의가 사라진 상태라, 불확실성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20대 국회가 이를 당장 논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는 현재 합산규제는 일몰된 상태이기 때문에, KT가 M&A를 추진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 부처는 합산규제 일몰을 찬성한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부 기조를 바탕으로 1위를 지키려는 KT가 M&A를 진행한다면, 다시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또한 M&A 2라운드를 추진할 수 있다. 매물로 거론되는 케이블TV사는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이다.

딜라이브는 KT에서 고려한 주요 M&A 대상이며, 통신3사 실사를 모두 마친 바 있다는 전언이다. 현재 딜라이브는 6.09%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가져가면 37% 이상 점유율을 차지해, LG유플러스와 10% 이상 점유율 차이를 보이게 된다. CMB와 현대HCN 점유율은 각각 4.73%, 4.07%이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남은 케이블TV사를 인수한다면 현재 기준으로, KT와 3% 안팎으로 격차를 줄여 본격적인 유료방송 3파전에 돌입해 치열한 접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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