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업황 부진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 국내 장비업체 공장에는 중국으로 갈 제품으로 가득 찼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4~5월 디스플레이 장비 계약은 대부분 중국 업체 대상이다.
탑엔지니어링은 지난 28일 HKC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는 395억원이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액정적하(디스펜서) 및 절단 장비를 양산한다. 디스펜서 분야 세계 1위다.
한송네오텍은 지난 14일 CSOT, 28일 BOE와 장비공급 계약을 맺었다. 각각 38억원, 152억원 수준이다. 한송네오텍은 OLED 제조 시 유기물 증착 공정에 들어가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인장기 등을 생산한다.
비아트론은 열처리 관련 기술을 활용, 디스플레이 장비를 만든다. 지난달 2일 CSOT, 지난 14일 BOE와 각각 55억원, 147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엘아이에스, 선익시스템, 디바이스이엔지 등도 BOE에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엘아이에스는 지난 15일 레이저제조장비 납품 계약했다. 규모는 480억원으로 매출액 33.05% 차지하는 정도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29일 277억원, 디바이스이엔지 지난 13일 495억원 수준 계약을 맺었다.
BOE,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OLED 라인 구축을 위해 장비를 사들이고 있다. LCD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차원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최근 눈에 띄는 장비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TV 시장이 침체한 데 따른 조치다. 양사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 대형 OLED 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무리할 수 없는 상태다. 증설보다는 라인 전환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탕정 2단지 기반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투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단지에는 A5 라인 등이 들어선다.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