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방통위 통합시청점유율 올해 ‘첫선’…주요 과제는?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기존 시청점유율에 N스크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조사결과를 합산한 통합시청점유율을 올해 첫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 이하 방통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7월 2019년도 통합시청점유율이 발표된다. 방통위는 매해 6월과 8월 사이 전년도 시청점유율을 공표해왔으나 통합시청점유율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법에 따른 시청점유율은 전체 TV 방송의 시청시간 가운데 특정 방송채널에 대한 시청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시청가구를 기준으로 한 시청률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갈수록 미디어가 다양화되고 시청행태가 달라지면서, 시청점유율마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예컨대 실시간방송보다는 주문형비디오(VOD)를, TV보다는 스마트폰·PC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OTT 서비스가 확대되며 이러한 경향이 더 커졌다. 이에 방통위는 2017년부터 기존 시청점유율에 N스크린(스마트폰·PC·VOD) 조사결과를 모두 합한 통합시청점유율을 시범 산정해왔다.

방통위 미디어다양성정책과 관계자는 “실시간과 비실시간 방송을 합산해 특히 올해부터는 OTT 사업자를 통한 방송 콘텐츠 소비까지 포함한 통합시청점유율을 공표할 계획”이라며 “아직 법 개정 전이므로 공식적인 산정이라고 볼 순 없지만 학계나 방송사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어 사전적으로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4월에 2019년도 N스크린 시청행태 조사결과를 따로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에서의 유튜브를 통한 방송프로그램 시청시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때 스마트폰을 통한 방송프로그램의 순이용자 비율과 월평균 이용시간은 유튜브가 포함되지 않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6.59%p, 35.08분 크게 증가했다.

이는 유튜브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N스크린과 OTT 소비를 더한 통합시청점유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미디어 지형과 시청행태의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동영상 시청시간이 증가하고 온라인 광고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콘텐츠 사업자들의 경쟁력 또한 여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출처 방통위 2018년도 스마트폰 PC 시청기록 조사 결과보고서
출처 방통위 2018년도 스마트폰 PC 시청기록 조사 결과보고서

다만 통합시청점유율이 정식 도입되기까지 몇몇 과제가 남아 있다. 시청점유율 조사는 본래 종합편성채널 설립 당시 여론독과점을 막기 위해 도입된 만큼 규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정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이 30%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통합시청점유율이 새로운 기준이 되려면 법 개정이 필수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개념을 ‘실시간’에 한정하고 있다. VOD와 같은 비실시간 영역을 포함하려면 명확한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현재 방통위는 방송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보는 경우를 측정하고 있으나, 방송사가 유튜브에서만 공개하는 방송 콘텐츠 또는 신문사에서 만든 영상 콘텐츠도 포함할 것인지 여부 등 논의할 지점이 많다.

아울러 OTT 사업자를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도 기준이 필요하다. 실제로 조사대상을 늘리는 것은 비용상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웨이브, 티빙, 시즌 등은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OTT 대명사격인 넷플릭스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방통위도 향후 넷플릭스를 조사대상에 포함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OTT 시장은 한정적이지 않고 계속 새로운 사업자가 생겨날 수 있는데 우리가 모든 사업자를 조사할 순 없다. 유튜브도 2년여간에 걸쳐 시범조사를 했고 넷플릭스는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라면서 “조사대상을 늘리려면 서버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추후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