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민국 디지털 뉴딜’ 이렇게 가야…산학 얘기 들어보니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디지털 뉴딜은 이른바 ‘데이터 댐’을 만드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업 현장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달 중 디지털 뉴딜 최종안이 발표된다.

6일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이영(미래통합당) 등 국회 여야 의원 주도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 출범식이 열렸다. 디지털 경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으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8개 협단체가 자문으로 참여한다.

이날 출범식 이후 산업계와 학계, 정부 인사가 의견을 교류하는 좌담회가 마련됐다. <사진 왼쪽부터>김광수 성균관대학교 교수, 안성우 직방 대표(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이영 미래통합당 의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성숙 네이버 대표(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정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배석했다.

◆김광수 교수 “명확한 비전 필요…데이터 활용 고민해야”

김광수 교수는 “정부 발표자료를 보면 2022년까지 3조원 투자, 33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영어 첫 문자 조합) 생태계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돼 있다”며 “이 중에선 AI(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해 일자리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게 목표”라고 정책 요점을 짚었다.

김 교수는 ‘데이터 댐’ 구축 사업으로 표현된 디지털 뉴딜에 기대감을 내비친 동시에 당부사항을 전했다.

그는 “당연한 얘기지만 명확한 비전과 종합적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인공지능 융합 통해 혁신하겠다면 혁신하고자 하는 비전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런 정책을 과기정통부 혼자 하기가 어렵다”며 “비전 제시를 명확하게 하면 민간 투자가 확대돼 고용창출과 고용혁신도 일어난다”고 봤다.

김 교수는 데이터를 활용할 기업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관련 생태계를 지속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자는 얘기를 꺼냈다. 데이터의 독점적 활용 기회를 부여하거나 활용 기간을 제한 또는 기술력 개념을 넣어 기업 선정을 검토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기술력이 있고 데이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업들에겐 자유로운 활용을 보장하자는 의견이다.

그는 “무료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를 차별화하거나 데이터 사용을 유료화하는 부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데이터를 기업이 필요로 하는지, 파급효과를 고려해서 선정하고 활용 측면에서도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디지털 통한 창업 활성화돼야…한국인이 경쟁력”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같은) 디지털 기업은 비대면 기업이다.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관심 가진 부분에 기대가 크다”며 “디지털을 통한 창업이 활성화돼야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AI 인재 육성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디지털 경제와 뉴딜 논의에 대해선 “대한민국에 중요한 기회”라고 봤다. 이어서 “국내 인터넷 플랫폼이 (구글, 페이스북 등과 겨뤄) 잘 버티는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해외 기업들은 한국 사용자들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한다”며 웃었다. 이유로는 한국인 특유의 ‘까탈스러움’, ‘잦은 불만 제기’ 등이 언급됐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인기가 있는 서비스로는 ‘라이브커머스 툴’을 꼽았다. 디지털 창업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한 대표는 “(디지털 창업은) 인터넷 기업들이 할 역할”이라며 “틀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공대표 “위치 데이터 활용, 이번 기회에 활성화됐으면”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톡에 질병관리본부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공적 마스크 위치, 확진자 동선을 공유하는 등 여러 작업을 진행한 가운데 “무기력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위치 데이터 규제 때문이다.

여 대표는 “AI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서 질병이 펜데믹(대유행)하게 갈 조짐을 정확하진 않아도 예측할 방법은 없었을까, 밀집 지역을 데이터화하거나 지도화해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 않았나”라며 데이터 활용에 제한이 있었음을 전했다.

그는 “이런 부분의 데이터 활용에 대해선 기술적 준비는 돼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도가 (위치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부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비대면 부가가치 고민 필요…디지털 포용 책임감 가져야”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는 배달과 서빙 로봇 활용 이후 긍정적인 변화를 짚었다. 비대면 전환으로 오히려 부가가치가 생겼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로봇이 배달하면 고객은 물론 라이더도 편해진다”며 “음식을 로봇에 넘겨주고 빠르게 다음 배달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또 “고깃집하시는 분들이 그동안 서빙에 집중했다면 로봇이 그 역할을 하면서 고기를 구워주는 등 고객에 집중하게 됐다”고 현황을 전했다.

그는 “이처럼 비대면 경제를 보면서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 것이냐, 양적 질적으로 혁신할 것이냐 고민해야 DNA 생태계에서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포용’도 언급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한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었지만, 많은 이들이 적응하면서 갈 수 있도록 기업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디지털경제 트랜스포메이션에 (이용자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 “지금도 스타트업 많이 생겨…숙성 기간 줬으면”

안성우 대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코로나19 시기에 사회 위생 보건의 급격한 인식 변화에 따라 이러한 기회를 겨냥해 스타트업들이 생기는 중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당연히 스타트업이 새롭게 성장하면서 여러 부작용들이 생길 것”이라며 “그러나 노출이 많이 되고 빠르게 성장해도 오프라인 산업 대비 보면 굉장히 작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관심과 우려를 받으면 대응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어느 정도 숙성 기간을 줬으면 좋지 않을까”하고 업계 입장을 대변했다.

또 안 대표는 “디지털은 아이언맨 슈트라고 생각한다”며 “잘 활용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슈트를 입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고 사용법도 배워야 하고 인식도 바꿔야 한다. 의원분들께서 도와달라”고 국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