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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20 자급제 순풍→알뜰폰 갈아타기, 정말일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8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이 통신사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래라면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출시로 통신사들이 웃어야 했지만 정반대의 결과다. 일각에서는 노트20 자급제 판매 순항이 변수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 24일 기준 전달보다 6320명 순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통신3사는 같은 기간 번호이동 순감을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은 3321명, KT는 1663명, LG유플러스는 1336명씩 번호이동 가입자가 감소했다.

이는 지난 14일 삼성전자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플래그십 신제품이 나오면 알뜰폰보다는 통신사로 번호이동이 쏠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 이에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20 자급제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가입자가 알뜰폰으로 대거 갈아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통상적인 자급제 판매비중이 10% 미만인 반면 노트20의 경우 14~1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 5G 모델인 갤럭시노트20이 중저가 라인업 위주의 알뜰폰 판매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주요 알뜰폰업체들의 유심 판매량은 노트20 개통일인 14일을 전후로 5~10%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체별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었던 만큼 눈에 띄는 증가세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대다수 알뜰폰 이용자는 통신요금과 기기값을 모두 합쳐 가계통신비를 저렴하게 쓰려는 니즈가 많아 출고가가 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쓰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특히 5G폰일수록 속도제어가 없는 통신사들의 완전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자급제 물량 자체도 전체 시장으로 보면 여전히 비중이 낮다.

다만 최근 알뜰폰에 5G를 비롯해 고용량·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확대되면서 어느 정도 플래그십폰 수요를 유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KT엠모바일의 경우 지난 24일 기준 노트20 개통일을 전후로 8월 일평균 유심 판매량은 10% 증가했고, 특히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 6종 판매는 20% 상승했다. 5G 요금제의 경우 1.5배 늘었다.

LG헬로비전도 같은 기간 일평균 유심 판매량이 8% 증가한 가운데, 자체 온라인몰에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의 사전예약을 진행해 완판된 바 있다. LG헬로비전은 “소량이긴 하지만 노트20 온라인 판매가 완판됐고, 아무래도 자급제폰에 알뜰폰 유심을 꽂으려는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고 내부적으로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뜰폰업계 최초 5G 요금제를 실시한 국민은행 ‘리브엠(Liiv M)’은 전달 대비 8월 일평균 개통건수가 20% 상승했다. 자체 온라인몰 리브엠샵에서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연계해 갤럭시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시작한 게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아직 5G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은 SK텔링크의 경우 노트20 개통 전후 현상 유지에 그쳤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5G 자급제폰은 통신사향과 다르게 5G 요금제 외에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과, 대용량 LTE나 5G 요금제가 저렴한 알뜰폰의 장점이 잘 맞아떨어진다”면서 “정부와 업계도 알뜰폰 자체 경쟁력 강화를 많이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곧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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