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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 좋아하겠네’ 친절해서 더 무서운 中 게임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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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투코리아 ‘탄성’, 전형적인 중국산 재미 무장
- 초고속 성장에 퍼주기 수준 아이템 혜택…적시에 유료결제 화면 노출
- 친절한 콘텐츠 진행과 유료 결제 설계 수준급 눈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중에도 중국산 게임의 시장 진입은 거침없다. 지난 3일 룽투코리아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탄성:별을삼킨자’를 출시했다. 정통 무협 장르다. 최근 서구권이나 일본 게임을 닮은 중국산 게임들이 들어오는 가운데 오랜만에 중국색이 물씬 느껴지는 게임이다.

룽투코리아가 내놓은 탄성은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전형적인 중국산 게임이다. 중국산 게임을 완성형 수준으로 만들어놨다. 탄성은 앞서 인기를 끈 ‘용의기원’의 차기작으로 중국에 이어 국내 출시가 빠르게 진행됐다.

이용자가 탄성에 접속하면 초고속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조작이 거의 필요 없다. 자동 진행이다. 기자는 접속 40여분 만에 80레벨에 도달했다. 열심히 한 결과가 아니다. 자동 진행에 이끌리듯 게임을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게임을 하는 것인지, 동영상을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게임 초반부터 주인공의 화려한 무공을 볼 수 있다. 보스급 몬스터도 순식간에 해치운다. 한마디로 눈이 즐거운 게임이다. 타격감으로 부르는 손맛은 느낄 사이도 없다. 수동 조작에 욕심내도 금세 화면 터치를 그만두게 된다. 자동 전투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50레벨이 넘어가자 성장 속도가 느려지긴 했지만, 여타 게임에 비해 초고속 성장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

캐릭터 레벨이 올라가면서 기능이 하나씩 개방될 때마다, 적시에 유료 결제 상품을 화면에 띄운다. 보스 전투 중에도 물약 등 아이템 결제를 띄운다. 노골적인 과금 유도지만 그렇게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게임 초반부터 초고속 성장과 퍼주기 수준의 선심성 아이템을 제공했던 까닭이다. 이용자들의 만족감을 끌어올린 뒤에 유료 결제 상품을 제공한다면 어느 정도 결제는 가능하리라 본다.

물론 캐릭터 성장 초반 구간을 지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산 게임들의 특징은 ‘돈을 쓴 만큼 편의를 제공한다’이다. 이른바 VIP 시스템이 있다. VIP 등급이 올라갈수록 경험치 추가 등 혜택이 많아진다. VIP 등급은 결제를 많이 할수록 올릴 수 있다. 게임마다 다르지만, VIP 최고 등급을 찍기 위해선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결제가 필요하다.

반면 대체적인 국내 게임들의 경우 접근법이 다르다. 노골적인 과금 유도로 비칠 수 있는 VIP 시스템을 피하는 대신 확률형 뽑기 기반으로 게임 밸런스(콘텐츠간 균형)를 조절한다. 이 때문에 운이 나쁘면 수십, 수백만원을 쓰고도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이용자들 불만의 상당수가 확률형 뽑기 아이템 관련이다.

게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3040 아재들은 어떤 게임을 선택할까. 이용자 입장에선 충분히 중국산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 게임을 잘 몰라도 초반부에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데다 유료 결제를 한다면 중후반부에 가서도 캐릭터 성장의 재미까지 제법 느낄 수 있다. 이용자들을 살살 구슬리는 콘텐츠 진행과 유료 결제 설계는 수준급이다., 친절해서 더 무섭게 느껴진 중국산 게임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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