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조리가전 멀티쿠커도 대중화 될 수 있을까?

이안나
사진=쿠첸 플렉스쿡 유튜브 영상 갈무리
사진=쿠첸 플렉스쿡 유튜브 영상 갈무리

- 10만원대 이하부터 100만원대 제품까지 가격대 천차만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다양한 음식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조리가전 ‘멀티쿠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확산한 에어프라이어에 이어 다음 타자로 멀티쿠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 소비자들에게 여러 조리기능을 한데 모아놓은 가전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게 과제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홈쿡(집요리)’ 문화에 힘입어 멀티쿠커 신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멀티쿠커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국·찜·볶음·요거트 등 각종 요리가 가능한 음식 제조기다. 기능 및 크기에 따라 10만원대 이하 제품부터 100만원대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미국·유럽처럼 밥을 주식으로 하지 않는 국가에선 멀티쿠커가 이미 보편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독일에선 멀티쿠커 시장규모가 4조원에 육박한다. 국내에선 지난해부터 홈쇼핑에서 적극적인 판매가 이뤄졌다.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이 진행 중이다.

미국 코렐에서 인수한 소형가전업체 인스턴트가 지난 1월 국내 출시한 ‘인스턴트팟’은 고압을 이용해 기존 요리시간보다 최대 70% 빠르게 조리 가능하단 점을 내세운다.
신일은 2017년 일찌감치 멀티쿠커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시장파악에 집중 후 지난해 4월 6가지 기능이 담긴 1.2리터 용량 소형 제품을 출시했다.

압력밥솥을 판매하는 쿠쿠와 쿠첸도 관련 기술을 적용해 올해 멀티쿠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쿠는 밥솥 ‘트윈프레셔’에서도 중간에 뚜껑을 열어 재료를 추가하거나 죽과 찜 요리도 가능한 다기능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이달 초 멀티쿠커 ‘스피드팟’을 출시한 셈이다. 6리터 용량에 다이얼 조작방식과 스팀 배출 버튼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쿠쿠 관계자는 “밥솥이 멀티쿠커 기능을 해도 밥을 짓고 있으면 다른 요리를 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트윈프레셔가 밥을 만드는데 특화돼 있다면 스피드팟은 다양한 요리를 조리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쿠첸은 ‘플랙스쿡’이라는 조리가전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었다. 홈페이지도 별도 개설해 제품에 힘을 주고 있다. 플렉스쿡은 가격 119만원으로 멀티쿠커 제품 중 가장 고가다. 그만큼 찜이나 발효기 뿐 아니라 블렌더·반죽기·포트·휘핑기 등 각종 주방가전 기능을 모두 갖췄다. 필수 가전이 많아진 주방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각 기업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멀티쿠커가 에어프라이어처럼 최근 성장하는 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일부 주방가전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다기능을 갖춘 새 제품 구매 필요성이 떨어진다. 수년간 자신이 만들어온 조리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을 뿐더러 직접 만드는 음식이 더 맛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장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멀티쿠커는 가장 요리를 많이 할 것 같은 4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조리에 서툰 30대나 편하게 요리하고픈 50대가 더 많이 구입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만큼 더 많은 소비자들이 필요성에 공감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