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브랜드·생산시설’ vs 구매자 ‘특허’, 이해 상충 - 레노버-모토로라 사례, 북미 LG 브랜드 의구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매각이 불투명하다. LG전자와 이해관계가 맞는 구매자를 찾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1분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던 MC사업부 미래는 2분기로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를 선언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적자다. 누적 적자는 약 5조원이다. 임직원은 2015년 기준 약 7400명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약 3700명이다.
LG전자 스마트폰 매각이 쉽지 않은 이유는 브랜드 및 생산시설을 팔고 싶은 LG전자와 특허가 사고 싶은 구매자의 의사가 맞지 않아서다.
새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하려는 업체나 기존 사업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하려는 업체 측면에서 LG전자 브랜드와 생산시설 등은 매력이 크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0년 LG전자 판매량은 2860만대다. 점유율은 2.2%다.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리얼미 ▲레노버-모토로라 다음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생산시설은 ▲베트남 ▲중국 ▲중남미 등에 있다.
LG전자가 3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시장은 북미다. 작년 북미 판매량과 점유율은 각각 1700만대와 13.2%다. 그나마 LG전자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다. 문제는 북미는 삼성전자 애플 합산 점유율이 60%가 넘는 시장이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해 확장을 시도했지만 5%대 안팎 점유율로 4위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모토로라 브랜드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 갈등 심화도 부담이다.
이동통신 특허는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가 5년 동안 적자를 보면서도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다. LG전자 5세대(5G) 이동통신 표준 특허 보유량은 독일 아이피리틱스 조사결과 세계 3위다.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 특허 보유량은 미국 테크아이피엠 조사결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1위다. 특허는 다른 업체와 기술을 제휴하기 위한 자산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지난 1월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모바일 기술은 스마트가전, 자동차 부품 등에서도 중요한 자산”이라며 “내재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특허까지 넘기면 다른 사업 미래가 흔들린다.
한편 이에 따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철수 또는 제조자개발생산(ODM) 100% 전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구개발(R&D)과 특허는 유지하는 형태다. 마케팅과 유통까지 살리느냐 마느냐가 철수냐 ODM이냐 갈림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