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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방' 강화하는 홈쇼핑 업계…전문성 이어 차별화 집중

이안나
- 매년 송출수수료 인상되지만 고객은 모바일로 이동…사업구조 재편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업계가 무게 중심을 TV에서 모바일로 옮기고 있다. 모바일 전환 핵심 축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있다. TV홈쇼핑을 통해 쌓아온 방송 역량을 모바일로 가져와 전문적인 ‘라방’ 콘텐츠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최근 CJ오쇼핑은 TV홈쇼핑과 온라인몰, T커머스 등을 합친 통합 브랜드 ‘CJ온스타일’ 출범을 내달 10일 앞두고 전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 쇼호스트들과 방송 인프라를 TV에서 모바일로 이식해 전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한 GS홈쇼핑은 전날 ‘샤피라이브’라는 라이브커머스 브랜드를 새롭게 적용했다. 이전까진 별도 이름 없이 ‘쇼핑라이브’ 카테고리에서 방송을 진행해오다 이 회사만의 특색 있는 코너 이름을 붙인 셈이다. GS홈쇼핑은 라방을 앞세운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라이브방송을 성장시키는데 의욕적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이 2019년(50억원)대비 5배 이상 성장한 28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인력확대와 콘텐츠 강화를 통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3일 모바일TV 채널병을 '엘라이브'로 변경했다. 계열사 협업을 통한 차별화 상품을 기획하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이색 콘텐츠를 만들어 홈쇼핑 주요 고객 중장년층 뿐 아니라 2030대 젊은 고객 비중도 60%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 사업 중심축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꼽은 건 시장 변화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중심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고 온라인 상거래가 성장하면서 전 세대가 TV보다 모바일로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지배적이다.

현재 홈쇼핑 업체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영향으로 매출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일부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해 모바일 취급액이 TV 대비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CJ오쇼핑은 이미 모바일 부분이 매년 15% 이상씩 성장하며 TV를 넘어섰다. 2023년쯤 전체 취급액 중 모바일이 6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GS홈쇼핑도 지난해 56.3%를 차지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모바일이 TV를 넘어선 곳도 있고 아직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산업 자체가 TV시장은 줄고 모바일은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모바일 중심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 업체들이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영역이다. 자체 보유한 방송 제작 인프라 및 생방송 진행 경험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장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선점 가능성의 기회가 남아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2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모바일로의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기존 TV홈쇼핑에서 얻었던 집객효과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이에 업체들은 기존 중장년층이 TV에서 모바일로 자연스럽게 사용자경험을 전환하고 새로운 고객층인 MZ세대를 끌어들일만한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졌다.

현대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호스트를 운영하며 먹방·억박싱 등에 집중해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또 미술품 거래 시장에서 MZ세대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최근 미술작품 전시회를 접목한 이색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도 차별화 콘텐츠 기획에 집중하기 위해 모바일 생방송 전문PD, 상품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조직을 신설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TV 송출 수수료가 오르는 반면 고객은 모바일로 옮겨가다보니 기존 TV홈쇼핑 사업만으론 점점 힘들어져가고 있었다”며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들도 라이브커머스를 중시하면서 홈쇼핑에선 이제까지 해온 중소기업 상품 발굴이나 화면 연출력 등 전문화된 품질·상품관리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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