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네이버·신세계, 이베이 공동인수 할까…내달 본입찰 촉각

이안나
- 네이버와 지분 교환한 신세계, 이베이 인수 앞두고 컨소시엄 방안도 검토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와 신세계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와 국내 e커머스 거래액 1위 네이버가 동맹을 맺고 G마켓·옥션 운영사 이베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쿠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 그룹은 내달 본입찰이 이뤄지는 이베이 인수전과 관련해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를 최대주주로 네이버가 2대 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전략이 언급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은 바 있다.

네이버 측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되거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기준 거래액 28조원 규모로 국내 e커머스 시장 1위다. 그러나 쿠팡이 22조원 거래액을 기록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 SSG닷컴 거래액은 각각 20조원과 3조9000억이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이베이를 인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만 거래액 50조원을 넘어서며 쿠팡과 월등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직매입 비중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순수한 오픈마켓 형식 사업자들만 보면 네이버와 이베이 1·2위가 결합하는 셈”이라며 “이베이와 11번가는 네이버 검색 의존도가 높아 시너지를 내는데 한계가 있어 네이버·이베이 결합이 가장 강한 조합이 될 것이고 신세계는 이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팡은 대규모 투자로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신선식품 배송 등까지 자체 진행하려는 계획인 한편 네이버·신세계는 각사 경쟁력인 플랫폼 및 물류센터를 활용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여기에 신세계가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를 인수하게 되면 전통 오프라인 업체 약점으로 꼽히던 정보기술(IT) 개발자 및 빅데이터 확보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네이버와 신세계가 이베이를 인수한다 할지라도 옥션·G마켓 플랫폼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인수가 현실화된다 할지라도 각 서비스별 점유율 변동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e커머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11번가 6% ▲롯데온 5% 순이다.

반면 서비스는 별도 운영되면서도 판매자 및 회원정보 등이 하나로 합쳐지며 프로모션이나 행사가 이전보다 더 규모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베이가 운영 중인 G마켓과 옥션은 10년 넘게 사이트를 별도 운영 중이지만 동시에 회원정보나 판매자 연동을 강화해 각종 편의성을 높인 상황이다.

물론 신세계가 최대주주, 네이버가 2대 주주로 구성된다 할지라도 이베이를 인수했을 때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여지도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구성된다 해도 신세계가 주요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협력하는 정도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식의 전략이 나올지 아직까진 예상할 수 없다”면서 “네이버가 참여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도 인수를 허가할지 지켜봐야한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독과점 이슈 등에 민감한 네이버는 오래 전부터 쇼핑 사업을 해왔지만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최근 쿠팡이 떠오르면서 네이버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네이버가 이베이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지 않고 신세계를 앞세운 건 이런 독과점 이슈 등이 불거지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 시기는 내달로 미뤄진 상황이다. 입찰 시기가 연장된 데는 매도자와 인수자가 각각 제시하는 가격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측과 사고자 하는 인수자 측이 제시하는 가격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자로는 신세계그룹 외 롯데쇼핑,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