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AI면접관을 통과해야하는 ‘취준생’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한 대형프랜차이즈 치킨 업체가 지난달 말 인공지능(이하 AI) 면접 방식을 도입해 청년과의 소통을 크게 늘렸다고 자화자찬했다.
이 회사는 팬데믹 이후 채용 시장을 새롭게 정비하며 인사평가 솔루션 업체 마이다스인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마이다스인의 AI시스템은 이 치킨 업체뿐 아니라 대다수 기업서 AI면접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회사 채용 담당자는 AI가 1차로 거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검토한다. 그러니까 취준생의 입장에선 하나의 관문이 더 생긴 셈이다.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고 인성검사를 하던 시스템에 AI 면접관이 하나 더 추가됨에 따라 학교 현장서 일부 학생들의 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일부 인성검사와 유사하나 문제풀이를 할 때 카메라를 활용해 녹화되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표정을 적재적소에 맞게 지어야 한다는 지침 아닌 지침이 학생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AI가 정량 평가한 지원자들을 만날 수 있어 편하고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 AI면접이 완벽하게 자리잡은듯 기업이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시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취준생들에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AI면접을 진행할 때 게임 등의 정답을 맞추거나 거짓 상식 퀴즈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하는지 등을 시스템이 판별해낸다. 새로운 방식의 역량검사인 셈이지만 녹화되는 지원자는 자신의 표정까지 관리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늘었다.
제보에 따르면, 한 지원자는 모 기업 AI 면접을 진행하던 중 와이파이가 끊겨 곤란한 상황에 처해야 했다. 촉박한 시간 내에 AI가 지켜보는 렌즈를 향해 적절한 표정을 지어가며 기다려야 했다는 후문이다. 너무 놀라도, 침착해도, 웃어도, 당황해도, AI가 좋게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절한 표정 관리와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점을 볼 때, 이같은 상황에 대한 혼란은 기업 입장서는 고려할 만한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되레 기업 특화된 인재를 사람이 아닌 철저히 점수에 기반하는 AI가 뽑아 더 효율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AI면접 도입이 자리잡지 못해 관련 시스템을 재구축한다든가 관련 가이드가 없어 학생들이 유튜브가 주는 정보에 기대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면 알고리즘이 새로 짜여 새롭게 대응해야 하는 혼란도 존재한다. 주요 기업이 대다수 사용 중인 솔루션 업체 마이다스의 제품 소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직군별로 제시되는 게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원자의 무의식적 행동 및 수행결과를 분석하여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6개 영역과 관련된 역량(정서, 추론, 계획, 작업기업, 멀티태스킹, 조절, 의사결정 등)을 측정하고 직무수행에 필요한 인성 및 인지능력 보유여부를 판단합니다.”
AI면접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과거의 필기시험, 인성검사에 대응하던 것과 달리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도 인사 평가시 AI면접을 활용하면서 효율성을 느낀 점에 대해 그것만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청년과의 소통이 늘었다고 평가하기엔 청년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평가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골라낼 좋은 도구가 생겼고 아직은 그에 대한 각자의 적응기에 불과하다.
"브랜드 감추고 콘텐츠 전면에"…플랫폼 기업 新브랜딩 전략은?
2025-03-17 07:00:00[주간 클라우드 동향/3월③] 너도나도 외치는 ‘VM웨어 대안’…가상화 미래는 어디?
2025-03-17 06:00:00IT서비스 업계 정기주총 시즌 돌입…신임 사령탑·이사진 전진배치
2025-03-16 12:30:28[OTT레이더] "절대 이곳을 찾지말것" 공포 스릴러, 티빙 '원정빌라'
2025-03-16 12:26:06고려아연 "MBK·영풍, 상호주 형성 관련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 왜곡" 비판
2025-03-16 1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