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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국내 게임사③] 컴투스의 ‘블록체인 메타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박현영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을 도입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토큰 1개의 가격이 일정한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게임 아이템, 디지털 예술품 등 희소성이 중요한 분야에 NFT가 활발히 도입되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전략이 글로벌 게임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게임사 컴투스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및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 참전한다.

그동안 NFT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사업 진출 기회를 모색하던 컴투스는 지난 10일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위메이드 등 다른 게임사가 NFT가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여럿 선보였지만, 컴투스는 이를 좀 더 확장하는 방안을 택했다. 종합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NFT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증권가는 기존 캐시카우 게임의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 및 NFT 사업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스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넣은 ‘컴투버스’ 조성…아이템은 NFT로

컴투스가 구축하는 ‘컴투버스’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일·생활·놀이를 모두 결합한 올인원 플랫폼이다. 가상 오피스 환경을 제공해 업무적인 부분을 채우고, 게임이나 공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월드’도 조성한다.

컴투스 측은 컴투버스 내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메타버스 내 아이템은 NFT로 제작 및 거래돼 ‘디지털 재산(Digital Property)’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해당 NFT 아이템들은 컴투스의 모회사 게임빌(컴투스홀딩스로 사명변경)이 발행하는 자체 토큰 C2X로 거래된다. 다만 C2X의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지분관계가 있는 회사의 가상자산을 상장할 수 없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이 통과됐으므로 게임빌이 2대 주주인 코인원에는 상장이 불가할 전망이다.

컴투스는 올해 12월 컴투버스의 출발점이 된 3D 가상오피스 프로토타입 버전과 컴투버스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한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게임별 컴투스 그룹사가 가상 오피스에 입주해 원격 근무를 진행한다.

◆투자 프로젝트 중 참고 사례 충분…컴투스 “협업 계획은 아직 미정”

앞서 컴투스는 NFT 관련 해외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바 있다. 캔디디지털, 더 샌드박스, 업랜드 등이다. 그 중 더 샌드박스와 업랜드는 NFT 및 일반 가상자산이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다. 참고할 사례가 있는 셈이다.

일례로 더 샌드박스의 경우, 메타버스 내 부동산 ‘랜드(LAND)’는 물론 캐릭터도 모두 NFT로 발행된다. 그리고 그 NFT를 구매할 때 일반 가상자산이자 더 샌드박스의 자체 토큰인 샌드(SAND)를 쓴다. 플레이어들은 구입한 랜드 내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자신의 랜드에 NFT 전시관을 여는 식이다. 이 같은 게임 방식으로 더 샌드박스는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00만명을 돌파했다.
컴투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프로젝트 '더 샌드박스'의 가상부동산.
컴투스가 투자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프로젝트 '더 샌드박스'의 가상부동산.
이는 컴투스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컴투스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체 토큰으로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또한 컴투스 역시 메타버스에 게임을 통한 재미, 보상, 경쟁 등 요소를 투영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참고하는 선에서 더 나아가면 구체적인 협업 사례도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한 NFT 프로젝트의 NFT들을 끌어와 쓸 수 있다.

NFT의 장점은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경우 A게임의 NFT를 B게임에서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더리움의 토큰 발행표준으로 발행됐다는 공통점만 있다면 특정 메타버스 내 NFT 아이템을 다른 메타버스에서도 쓸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컴투스 측은 밝혔다. 컴투스 관계자는 “투자한 NFT 프로젝트들과 협업도 논의 중이기는 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협업 방향이 결정 되는대로 향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NFT 거품론’은 해결과제…증권가 반응은 긍정적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으나 컴투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NFT 시장은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어느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기존 기업이 NFT 시장에 뛰어들면 무조건 주목받는 시기이지만, NFT 시장 내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재미있고 가치있는 콘텐츠가 NFT화됐을 경우에만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컴투스 역시 이런 점을 인지하고, 컴투버스 내에 가치 있는 NFT 아이템을 끌어와야 한다.

컴투스의 행보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선 기존 캐시카우 게임의 매출이 하락했으나, 메타버스 및 NFT 사업에 대한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NFT, 메타버스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주제인데, 이를 강력한 모멘텀으로 발전시킨 핵심 기업이 위메이드와 더불어 게임빌과 컴투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컴투스는 한국 게임업체들 중 NFT와 메타버스 기반의 종합 콘텐츠 사업자로의 변신을 가장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캐시카우 게임의 매출 하락은 부정적”이라면서도 “신규 NFT 게임 출시에 따른 기대감 형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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