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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컨스티튜션 DAO'의 등장…'국보 DAO'의 의미있는 커뮤니티 실험

박현영

출처=국보DAO 홈페이지
출처=국보DAO 홈페이지

케이옥션이 오는 27일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2점을 경매에 내놓는 가운데, 해당 경매에 참여하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 ‘국보 DAO’가 낙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보 DAO란 케이옥션 경매에 나오는 국보 2점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설립된 DAO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등 블록체인 업계 유명인사들이 주도해 최근 결성됐다.

◆"문화재 가치 공유" 공동 목표 위해 결성된 DAO

DAO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조직을 의미한다. 조직의 의사결정이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며, 구성원 간 수평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지향한다. 의사결정 투표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조직이 발행한 거버넌스토큰을 보유해야 한다.

앞서 미국에서는 경매 참여를 위해 컨스티튜션DAO(Constitution DAO)가 결성된 바 있다. 컨스티튜션DAO는 미국 헌법 초판본을 공동 소유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한 DAO로,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470억원 규모 이더리움(ETH) 모금에 성공했다. 소더비에서 열린 초판본 경매에선 낙찰받는 데 실패했지만, 목표 금액을 초과해 달성하면서 탈중앙화적 구조로도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국보 DAO 역시 비슷한 목표를 추구한다. 국보 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국보 73호 ‘금동삼존불감’의 경매에 참여하고 이를 낙찰받는 게 목표다. 시민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 문화재의 가치를 공유하자는 취지다. ‘한국판 컨스티튜션DAO’로서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컨스티튜션DAO와 달리 낙찰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다.

모금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을 민팅(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는 NFT를 민팅하고, 민팅에 드는 가상자산 클레이(KLAY)가 모금되는 방식이다.

목표 금액은 약 100억원(700만 KLAY)이다. NFT 2만개가 민팅됐을 때 모일 수 있는 금액이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의 추정가가 32~45억원, 금동삼존불감의 추정가가 28~40억원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6일 오전 8시 30분 현재 모금된 금액은 목표치에 비해 부족한 상태다. 민팅된 NFT는 2603개로, 91만 1050KLAY가 모금됐다. 목표 금액은 100억원이지만 경매 참여를 위한 최소 금액은 50억원이다. 26일까지 50억원이 모금되어야 경매 참여가 가능하며, 모금 실패 시엔 참여자들에게 금액이 환불된다.

◆국내판 DAO 실험…'커뮤니티의 힘' 선례 되나

목표 금액에는 많이 미달한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특정 목표를 위해 DAO가 결성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조직 체계로 DAO를 선택했으나 이는 사업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경우가 많았다. 컨스티튜션DAO 이전에도 수많은 DAO들이 있었음에도 불구, 컨스티튜션DAO가 많은 주목을 받은 배경이다. 컨스티튜션DAO는 헌법 초판본 소유라는 하나의 의미 있는 목표를 가지고 결성됐기 때문이다.

또 DAO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조직에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커뮤니티가 구축된다는 점이다. 국보 DAO 역시 그런 단계를 밟고 있다. DAO에 참여하기로 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벤트를 열고, 민팅 참여자들에게 지급할 NFT를 만드는 등 조직에 기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국보DAO에 참여한 가상자산 지갑 업체 디센트는 민팅 참여자에게 하드웨어 지갑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또 DAO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모여 민팅 참여자 전원에게 ‘보호신’ NFT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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