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만 쳐다보지말고 GM · 포드도 좀 봐”…EV시장 지각변동 시작될까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전기차(EV) 업계 선두주자 테슬라가 올해 로봇에 집중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CEO의 발언에 시장은 주목했다.
정말 그가 휴머노이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공급망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잠깐의 ‘외도’를 택했다.
그러나 이러는 사이 북미 대표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타도 테슬라를 선언하며 더욱 공격적인 전동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잠시 테슬라가 휴식을 위해 벤치로 들어간 사이 경쟁사들의 추격이 어느정도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다. 과연 이들의 출사표가 EV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몰고올 수 있을까.
기존 전통 자동차 공룡들이 EV시장에서 반격에 나설 경우 결국 테슬라는 고꾸라질 것이라는 논리는 그동안 ‘테슬라가 지나치게 고평가돼있다’는 안티론의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28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 시가총액은 1029조원으로, GM 88조원, 포드 94조원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다.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세계 10대 완성차 업체를 합한 것보다도 여전히 많다.
전통 완성차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는 단연 GM이다. 지난주 GM은 EV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미시간주에 GM 사상 최대 규모인 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미시간주 오리온타운십 공장을 전기 픽업트럭 생산기지로 개조해 연간 60만대 생산량을 갖추고, GM은 전통의 인기 차종인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픽업트럭을 통해 EV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GM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도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시간주 랜싱에 26억달러를 들여 제3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차후 4번째 공장 역시 북미에 새로 지을 계획이다.
GM은 2025년까지 EV에 총 350억달러를 투입하며, 이를 통해 연간 EV 100만대를 생산해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현재로선 GM이 테슬라를 따라 잡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특히 주가만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GM이 테슬라를 역전시키는 ‘골든 크로스’가 언제 현실화될 것인지 그 시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로선 강력하게 시동이 걸린 GM의 폭주를 지켜볼 뿐이다.
GM의 전통적인 라이벌 포드 역시 지난해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 이후 전동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포드 역시 3년 내 EV 생산능력을 연간 60만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2030년까지 300억 달러를 투자해 판매량 40%를 EV로 채울 것을 선언했다.
성과는 이미 가시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스테디셀러 픽업트럭 F-150을 기반으로 올해 내놓을 예정인 F-150 일렉트릭은 예약 20만건을 돌파해 사전예약이 조기 종료되는 등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포드는 F-150 라이트닝 생산 능력을 초기 4만대 목표에서 8만대, 15만대로 두 번이나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2020년 포드가 출시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 역시 반응이 뜨겁다. 지난 10일 팔리 CEO는 “수요가 믿기 힘들 정도로 많다”며 머스탱 마하-E 생산량을 2023년까지 3배로 확충해 20만대 가량 판매할 것을 밝혔다.
다시 테슬라로 돌아와서, 그럼 3년뒤인 2025년 테슬라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EV시장의 경쟁자로 부상한 GM과 포드를 상대하게 될까.
외신을 종합해보면, 테슬라는 연간 50%씩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며 2024년에는 생산량 300만대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단촐한 모델(모델3과 모델Y)만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올해를 건너뛰고 2023년에 연기했던 신차 모델을 다시 재개한다고해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EV시장,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시장이 테슬라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테슬라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일 수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다소 반등하기는 했지만 그 전날에는 11% 이상 폭락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낸 것 치고는 예상치 못한 결말이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초 1199달러까지 칫솟았지만 현재 고점대비 약 350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워낙 나스닥이 침체 상황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만큼 시장 신뢰의 변동폭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일론 머스크 CEO의 시도때도 없는 입방정 뿐만 아니라 이제는 테슬라를 추격하는 경쟁자들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함으로써 생기는 본질적인 시장 리스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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