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은 칼럼

[취재수첩] 애플, 메타 추락 '타산지석' 삼아야

백승은
- 메타, 역대 최대 주가 폭락…내부고발 '나비효과'
- 애플 내부 리스크 '현재 진행형'…입장 표명 및 개선 필요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천양지차. 지난해 4분기 동안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 애플과 메타의 희비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다. 애플은 하늘에서 웃었고 메타는 땅을 치며 울었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의 흥행으로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기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메타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 떨어졌다. 주요 실적 지표 중 하나인 일간활성사용자(DAU)는 사상 처음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두 회사는 올해 미국 증시에서도 최고와 최악의 역사를 다시 썼다. 애플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3조달러(약 3589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세계은행(WB) 집계대로라면 영국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수준이다. 반면 이달 메타는 장중 26% 폭락하며 시가총액 2376억달러(약 284조2408억8000만원)가 하루 만에 눈 녹듯 사라졌다. 일일 손실 기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라는 불명예까지 썼다.

천양지차 상태인 두 회사가 가진 공통점이 있다. ‘내부 리스크’다. 애플 내에서는 지난해 직장 내 부당행위를 고발하는 ‘애플투’ 운동이 벌어졌다. 500명 이상 직원이 증언하기도 했다. 메타는 내부 리스크에 직격타를 맞은 경우다. 메타 전 직원은 “메타의 알고리즘이 사회 갈등을 조장한다”라는 내용으로 내부고발 및 문건을 공개했다.

메타의 내부고발은 미국 의회 청문회가 열릴 만큼 파급력이 컸다. 실제 이 사건으로 많은 페이스북 이용자가 떠나가기도 했다. 근본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메타에 위기를 안겨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부고발이 폭풍을 돋운 나비의 날갯짓이라는 해석도 있다.

메타 사례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애플에게 교훈을 준다. 애플의 내부고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애플은 비밀유지협약(NDA) 관련 문제가 불거졌다. 애플은 그동안 근로자가 직장에서 괴롭힘 등 불법 행위를 당했을 경우 NDA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투자자에 주장했다. 그렇지만 한 애플 전 직원은 애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등 미국 8개 주 재무장관이 관련 조사를 실시해 달라며 공동 서명을 진행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나비의 날개가 안쪽으로 향할 때 더 힘차게 날아가는 법이다. 큰 날갯짓이 폭풍을 더 세차게 만든다. 내부고발의 힘은 그만큼 크다. 애플의 내부 리스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확실한 건 빠르고 명확하게 입장을 내놓고 옳고 그름을 가린 뒤 잘못된 지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폭락한 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두 눈이 충혈된 상태로 나타나며 실제 눈물을 흘린 게 아니냐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의 눈이 붉게 물들지 않기 위해선 안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백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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