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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왓챠는 왜 웹툰·음악 사업을 택했을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이번주 OTT 업계를 들썩이게 한 소식이 있었다. 토종 OTT 왓챠의 변신이다. 왓챠는 최근 OTT 플랫폼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사업도 진행한다.

왓챠는 구독자에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확장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의 의견은 다르다. OTT업계는 왓챠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본격적인 몸값(기업가치)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음악+웹툰=왓챠2.0…NFT 사업도 계획

왓챠는 연내 요금제 하나로 영상과 음악, 웹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구독모델 ‘왓챠 2.0’을 출시한다. 구독자의 콘텐츠 경험을 영상에서 웹툰·음악 등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왓챠 2.0’의 핵심이다.

왓챠가 그리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의 모습은 이렇다. 왓챠를 통해 영화를 보고나면 수록곡의 리스트를 제공하고 웹툰을 볼 때 해당 웹툰과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업을 위한 파트너도 이미 확보했다. 김보통, 루드비코, 낢 등 수십명의 웹툰작가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MBC 음악 자회사 블렌딩과 붕가붕가 레코드, MUBEAT 등을 인수했다.

웹툰·음악 플랫폼이 이미 존재하는 가운데 왓챠가 내세운 경쟁력은 높은 수준의 알고리즘이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시작한 왓챠는 30개 국가에서 6억5000만개에 이르는 영화 평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공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는 이런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경험을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왓챠의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1년간 왓챠가 잘해온 건 지금까지 확보한 데이터와 기술을 가지고 이용자에 콘텐츠를 똑똑하게 수급한 것"이라며 "이럴 경험을 영화와 TV프로그램을 넘어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하자는 게 왓챠 2.0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왓챠는 이날 오리지널 IP를 활용한 NFT 사업 계획도 밝혔다.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가운데 오리지널 IP를 활용한 NFT를 마켓플레이스에 공개할 예정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NFT의 핵심은 커뮤니티고, 왓챠는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유저 커뮤니티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NFT를 이에 접목시킨다면 빠르고 임팩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의 OTT 시장…웹툰·음악 타고 글로벌 간다

이날 왓챠의 선언은 업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OTT기업이 웹툰·음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왓챠는 왜 많은 영역 중 웹툰과 음악을 택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IPO를 앞둔 왓챠가 포화상태의 OTT 시장에선 미래 성장성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파악하고 있다.

왓챠는 상장 주관사를 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빠르면 올해 중 상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OTT사업만으로 왓챠가 투자자들에 미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냐는 물음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OTT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OTT 기업들의 성장세는 둔화하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넷플릭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분기 넷플릭스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693만명)를 크게 하회하는 25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가 역시 계속 하락세다. 24일 종가 기준 367달러로, 지난해 11월 장중 최고치(700.99달러) 대비 약 47% 하락했다.

이에 왓챠가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웹툰과 음악을 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봤다. 웹툰과 음악 시장에는 아직 넷플릭스와 같은 압도적인 사업자가 없기에 글로벌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부분도, 확장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웹툰과 음악은 왓챠가 잘 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OTT기업이 시장 확장을 한다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다른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웹툰이나 음악은 기본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까운 형태고, 콘텐츠를 맞춤 추천해주는 서비스기 때문에 OTT 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고리즘이라는 경쟁력을 가진 왓챠가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시장인 동시에 성장가능성도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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