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무섭게 치고 나가는 아마존∙∙∙ 아직 ‘제도의 늪’에 한국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무궁무진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에 글로벌 빅테크기업인 아마존닷컴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원격의료 또는 원격진료에 대한 법과 제도적인 장벽 때문에 의미있는 진전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미국을 비롯해 원격 의료에 대한 개방성이 큰 나라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은 AI기반의 음성인식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원격 진료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기존 아마존 내부 직원에게만 한정 제공하던 서비스를 확장해 지난달 미국 전역에 원격진료 플랫폼 ‘아마존 케어’를 선보인 데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세계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존, ‘텔라독’과 협업∙∙∙ ‘에코’ 통해 원격의료 서비스 확장 나선다

실제로 아마존은 헬스케어 산업의 이미 글로벌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자체적인 원격 건강 서비스 ‘아마존 케어’ 이외에도, 지난해 12월부터는 응급 핫라인과 연결해 낙상감지용 하드웨어와 페어링이 가능한 노인요양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더 광범위한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를 전면 시행한다.

아마존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Echo' (출처: 아마존 공식 홈페이지)
아마존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Echo' (출처: 아마존 공식 홈페이지)

기술전문매체 더 버지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통해 아마존 고객들이 언제든 원격 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고객들은 “알렉사, 의사와 이야기하고 싶어요.”라는 간단한 말로 의사와 전화 연결이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화상이 아닌 단순 음성 전화로만 상담이 이뤄지며, 알레르기나 독감 증상과 같이 비교적 긴급하지 않은 질환에만 적용된다.

해당 서비스는 텔라독(Teladoc)이 함께 제공한다. 텔라독은 미국 최대 원격의료 회사로, 지난 달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에 의해 주가 상승 여력이 큰 기업으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텔라독은 최초 선별 통화에서 고객으로부터 의료 병력과 보험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상담비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용자의 경우 75달러로 책정했다. 보험 가입자는 가입 보험에 따라 자기부담금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완전히 무료일 수도 있다.

더 비지에 따르면, 아마존 알렉사 부사장 겸 COO인 데브라 크라파티는 "한밤중에 아픈 아이를 돌볼 때나, 회사에서 의사에게 알레르기 증상에 대해 물어보고 싶을 때와 같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편리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격 의료’ 서비스 국내 현황은? ∙∙∙ 수요 증가에도 ”아직 충분한 논의 부족”

한편,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그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국내에도 원격진료 서비스가 임시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상황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환자가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로 상담 및 처방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원격의료 플랫폼으로는 대표적으로 닥터나우, 올라케어, 똑닥 등이 있다. 누구나 해당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제휴 병원의 의사에게 화상이나 음성으로 원격 진료 요청이 가능하다. 진료를 기반으로 한 약 배송 서비스도 제공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를 통해 지난 2년간 이뤄진 원격의료 진료 건수는 300만건에 달했다. 원격의료 플랫폼 시장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도 10억원을 넘어서는 등 그 수요와 사업성을 증명하는 중이다.

이 같은 원격의료의 활성화는 비단 환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감기 등 가벼운 진료를 위한 원격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자 감소로 폐업 위기에 처했던 소규모 동네 의원들도 상생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아직까지 이와 같은 원격 의료 서비스의 본격적 도입에 반대 입장이다. 의료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아마존이 미국 내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나라와 달리 법∙제도적 기반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에 대한 법제화가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는 상당히 정착된 단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정부와 의료계의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원격진료 서비스를 통해 의료계도 새로운 수익창출에 성공하는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도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지속가능한 건강을 도모하는 윈-윈 모델이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원격진료의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환자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우선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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