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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1989.3.12. 월드와이드웹(WWW) 탄생…인터넷 대중화 열었다

최민지
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안부를 주고 받고, 해외에서 필요한 상품을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는 시대입니다. 심지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조차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올린 영상으로 실시간 볼 수 있죠.

이같은 연결의 시대에 살 수 있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월드와이드웹(WWW)’입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당연한 사실인데요. 3월12일 오늘은 월드와이드웹(WWW) 탄생 33주년입니다.

전세계 인터넷 대중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월드와이드웹이 사실은 IT 연구소가 아닌 물리연구소에서 탄생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웹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컴퓨터 과학자 팀 버너스리<사진>는 1989년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재직 당시 종이 한 장에 개념도를 그렸는데요. 젊은 연구원 버너스리는 과학자 연구성과 견해와 논평을 주고 받기 위해 월드와이드웹 개념을 떠올렸고 ‘정보관리 제안서’로 만들었다고 하죠.

CERN은 스위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20여개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소인 만큼 전세계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협업하죠. 이 때문에 연구결과는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공동 연구자에게 공유해야 했는데요.

물론, 이 때도 인터넷은 있었습니다. 인터넷은 이미 1960년대 개발됐기 때문에 연구기관 등을 연결하고 있었죠. 하지만,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은 점점 많아지고 연결된 컴퓨터 수도 급증하면서 네트워크는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보다 전화를 걸어 서류로 보내달라고 하는 편이 더 편했다는 후문도 나올 정도였죠. 연구원이 바뀔 때마다 기존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죠.

이를 불편하게 여긴 버너스리는 방대한 분석 결과와 자료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이퍼텍스트 기반으로 월드와이드웹을 구상했습니다. 이를 받아 본 상사는 “막연하지만 흥미롭다”고 평가했다고 하죠. 다만 초창기에는 유럽 핵물리학자만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1991년 8월6일 버너스리는 월드와이드웹 프로젝트 요약 내용을 공개하고, 웹 브라우저 ‘넥서스’를 무료 배포했습니다.

당시 버너스리는 정보검색 기술과 하이퍼텍스트가 강력하면서도 쉬운 글로벌 정보 시스템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결합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퍼텍스트는 사진과 글, 영상 등을 하나로 모이도록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버너스리와 동료 연구원들은 웹에서 하이퍼텍스트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등록하거나 편집하고 컴퓨터에서 불러오기 위한 규약 ‘HTTP’를 만들었죠. 인터넷 주소(URL)를 생각하면 됩니다.

CERN이 로열티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린 것도 주효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1993년 4월 미국 일리노이대학 국립 슈퍼컴퓨터애플리케이션센터(NCSA)가 최초 PC용 웹브라우저 ‘모자이크’를 발표하고, 월드와이드웹이 일반에 무료 공개됐습니다. 1994년 2월 야후 검색 서비스, 1995년 7월 아마존닷컴이 나오게 됐죠.

지난 6월 버너스리는 최초 설계도를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경매로 내놓기도 했는데요. 월드와이드웹 소스코드 원본 파일, 코드 제작 당시를 회상하는 버너스리 편지, 전체 코드를 담은 디지털 포스터, 동영상 등이 포함됐다고 하죠. 이 NFT는 540만달러, 한화로 약 66억80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하네요.

웹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개방과 공유가 중요해지면서 사용자가 정보를 직접 생산하고 양방향 참여가 가능한 웹 2.0시대가 진행됐죠. 이제는 웹3.0시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연결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탈중앙화된 웹 환경으로 진화된 미래는 또 어떠할지 궁금하네요.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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