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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통신3사는 주가부양 ‘열일’ 중…통신주 한계 극복할까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를 필두로 통신사 주가가 강세다. 전통적으로 통신주는 경기방어주로서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최근 통신3사는 앞다퉈 주주환원과 신사업 확장에 나서며 주가부양에 힘쓰는 분위기다. 시장 안팎에선 향후 주가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3만6300원이다. 이는 연초 대비 19.6% 상승한 것으로,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7% 넘게 하락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이달 4일에는 장중 3만7400원까지 오르며 2013년 9월 이후 약 8년 반 만에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 KT의 시가총액은 약 9조4784억원으로, 2013년 이후 10조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배경에는 KT의 주주 환원 정책이 있다. KT는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을 주당 1910원으로 했다. 전년(1350원)과 비교해 41.5% 상승한 금액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들어 KT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 4월 들어서만 외국인 순매매량은 170만주를 넘어섰다.

구현모 대표도 적극적으로 주가부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KT의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며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산분리 규제 때문에 직접적인 지주사 전환은 못하겠지만, 그에 준하는 형태로 자회사들의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기존 유무선 통신사업과 신사업을 구조적으로 분리, 통신주 한계를 벗어나 주가 상승폭을 대폭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KT의 주가 상승 바람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주로도 번지는 추세다. 두 통신사의 경우 지난 2월까지는 다소 약세를 보였으나, 연초 대비 전날 종가 기준 SK텔레콤은 5.8%, LG유플러스는 4% 주가가 상승했다.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22%)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11월 SK스퀘어와 인적분할 이후 유무선 통신사업 위주로 재편됐으나, 유영상 대표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非)통신 분야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황현식 대표 또한 5G와 콘텐츠 수출을 확대하면서 미래 구상을 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연초 CJ ENM 출신의 이덕재 전무를 최고콘텐츠책임자(CCO) 겸 콘텐츠·플랫폼사업단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주주 환원 면에서도 두 회사 모두 개선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로 주식 수가 줄었지만 배당총액은 유지하고 있다. 향후 배당 재원 기준이 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바뀌면서 주주환원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또한 실질 배당성향을 기존 35%에서 40% 상향하는 등 주주 친화 행보를 걷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통신주 강세는 방어주로서의 역할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20대 대선 종료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됐고, 통신사들의 주주 이익 환원 정책 강화, 1분기 통신사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통신업종 수익률이 코스피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4월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올해도 통신사들의 배당 성향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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