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고차시장 타격 불가피… 현대차이어 기아 ‘중고차·전기차(EV) 시장’ 뛰어든다

박기록
기아가 ‘중고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앞서 지난 3월, 현대차가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데 이어 예상대로 기아도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기아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전기 중고차'를 좀 더 강조한 것이 차이점인데, 그동안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분류돼왔던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참여하게 된다는 큰 틀에서 본다면 특별한 의미는 없어 보인다.

18일, 기아는 중고차 시장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 중고차 사업 비전과 전략을 처음 공개하고, 중고차 시장의 혁신과 전동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중고차 시장 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중고 전기차의 성능·상태 평가체계와 객관적인 잔존가치 산정 기준을 제시하며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기아는 기존 구독 서비스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연계한 '중고차 구독상품'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서 중고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또한 고객이 중고차 구매 결정에 앞서 차량 성능과 품질을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최장 한 달 동안 차량을 체험(구독)해 본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독·구매 결합 프로그램을도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기아는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오는 2024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최대 3.7% 이하로 제한하는 등 기존 상생 협의 과정에서 마련한 상생안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고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 전동화(EV)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차 관련 교육을 지원하는 등 중고차 업계와 함께 중고차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앞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 조정 결과에 따라 사업계획과 상생안을 더욱 구체화할 예정이다.

◆기아 “‘인증 중고차’ 공급 및 EV 중고차 수요 증가 대응”

기아는 품질과 서비스 수준이 높은 ‘제조사 인증 중고차(Manufacturer Certified Pre-Owned)’를 시장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기아는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정밀 진단과 함께 정비와 내·외관 개선 등의 상품화 과정,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 개 항목의 품질 인증 검사 등을 거친다. 또한차량 이력 확인과 정밀한 성능·상태 진단을 기반으로 정확한 차량 가치 평가 기준과 체계를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도 높은 판매가격(fair price)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중고차 가치 산정체계가 정착되면 중고차 잔존 가치(residual value)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중고차를 보유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기아는 차량 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 등을 첨단 진단 장비로 측정한 후 최저 성능 기준(미정)을 만족하는 차량만 인증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아는 배터리와 전기차 특화 시스템 등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개발하고,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한다.

지난해 중고 전기차는 1만2960대나 거래돼 전년(2020년) 7949대 대비 무려 63%나 증가하는 등 전기차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 평가와 가격 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 간 거래 비중이 무려 64.3%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아는 타던 중고차를 매각하려는 고객을 위해서는 보상 판매(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기아가 보유한 대규모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차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으로 매입하고, 매각을 결정한 고객이 신차까지 구매할 경우 할인을 제공한다.

◆기존 구독 서비스와 인증 중고차 사업 연계해 경제적인 중고차 구독 상품 개발

기아는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중고차 구독 서비스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구독 서비스 ‘기아플렉스(KIA Flex)’에서 계약 만료로 반납된 차량을 리컨디셔닝센터에 입고시켜 성능·상태 진단과 정비 등의 상품화 과정을 거친 후 구독 서비스에 재투입한다는 설명이다.

기아플렉스가 제공하는 구독 차량 범위가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고객은 신차 구독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인증 중고차를 구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고차는 신차와 같은 출고 대기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시점에 차량을 즉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판매 채널은 디지털 플랫폼(모바일·PC 등)과 함께 인증 중고차 전용 시설인 리컨디셔닝센터를 판매 및 고객 체험센터로도 활용해 온·오프라인 복합 형태로 운영한다.

디지털 플랫폼은 고객의 자유로운 이동(Freedom in Mobility)을 위해 인증 중고차 구매는 물론, 구독 서비스 기아플렉스와 렌터카 등의 모빌리티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2024년 시장 점유율 최대 3.7%로 자체 제한하고 기존 업계와 협력 도모”

기아는 중고차 매매업계와의 공존을 위해 ▲5년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인증 중고차만 판매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의 물량은 기존 매매업계에 전량 공급 연도별 시장 점유율 제한 중고차 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을 제시했다.

또한 기아는 시장 점유율을 2022년 1.9%를 시작으로 2023년 2.6%, 2024년 3.7%까지 자체적으로 제한키로 해, 사업 개시 3년 차가 되더라도 시장 점유율이 4%가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시장 점유율 모수를 전년도 중고차 총거래 대수와 사업자거래 대수의 산술평균으로 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방식인 총거래 대수를 모수로 계산하면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은 더욱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박기록
rock@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