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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서 철수안하고 미적거린다’는 비판 거세지자… SAP “완전 철수” 다시 약속

박기록
독일계 글로벌 소프트웨어(SW)회사인 SAP가 러시아에서 완전 철수를 선언하고, 후속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SAP는 그동안 러시아내 학교, 병원 등 비제재 대상 고객군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 사실상 계속 사업을 하기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애플, 오라클 등 대부분의 서방의 IT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철수를 선언하고 실제로 이를 이행에 옮겼다. 하지만 SAP와 IBM 등 몇몇 기업은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계속 러시아에 남아 불필요한 의심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SAP의 '러시아로부터의 완전 철수' 선언은 이같은 비판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SAP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정부간 합의된 제재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계속 믿고 있으며, 예외없이 시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AP는 현재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판매를 중단했고, 러시아의 모든 클라우드 운영도 중단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관심이 모아지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에 대해, SAP는“데이터 센터의 데이터는 SAP가 아닌 고객의 것이기때문에 러시아에 있는 비허가 기업에 데이터를 삭제, 전송 또는 러시아 외부의 데이터 센터로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기간이 만료될 경우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통상 SAP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기간은 3년 정도다 .

이와함께 SAP는 ERP(전사적자원관리)와 같은 기존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W에 대해서도 제품 지원 및 유지보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SAP는 비제재 대상 기업(non-sanctioned customers)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AP의 결정에 관계없이, 러시아내 '온프레미스 SW'를 사용하는 기존 고객은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SAP의 SW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유지보수 지원을 하지 않을뿐 SAP가 사용을 못하도록 강제로 프로그램을 삭제할 방법은 없다.

한편 SAP는 러시아에서의 철수를 선언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먼저 난민 지원을 위해 70만 유로를 추가 기부해 총 370만 유로로 늘렸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국영 기업 의료부문에 협력한 NGO에 SAP 아리바(Ariba) 솔루션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SAP는 마지막으로 그동안 러시아에서 일해온 1200명 이상의 직원들을 보호하기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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