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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운동화 반품비 12만원?” 발란, 무너진 신뢰에 투자유치 위기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가격인상 꼼수와 과도한 반품비 등 고객 불만이 속출하자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다. 시리즈C 투자유치를 노리고 있는 발란에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발란에 따르면 지난주 회사는 서울 강남구 소재 발란 본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발란 측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고 자세한 사항은 조사 이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구매금액 절반 이상이 반품비로?…하자 입증은 소비자 책임=발란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 배경 중 하나는 ‘과도한 반품비’ 논란이다. 수백만원짜리 고가 상품이 해외에서 배송 올 때뿐 아니라 비교적 저가 상품도 반품 시 상당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 발란에서 9만원대 컨버스 운동화 반품비는 7만원으로, 16만원대 나이키 운동화 반품비는 12만원으로 책정돼있었다. 10만원대 나이키·뉴발란스 운동화 일부 품목도 ‘국내배송’임에도 불구 3만원 가량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배송 전 주문을 취소해도 반품비 지불을 안내하기도 한다.

편의점 택배에서 고액상품을 배송할 시 추가 금액 2500원이 부과되지만 이때 고액상품 기준은 50만원 초과다. 10만원 내외 국내상품 반품 시 높은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의문인 이유다. 한 소비자는 커뮤니티에서 “국내배송으로 받은 상품인데 반품비 왜 3만원이냐고 했더니 (발란 상담원은) 국내에서 배송된 건 맞지만 상품이 해외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상품 불량·하자일 경우엔 반품비가 발생하지 않지만, 이마저 하자 구분 기준이 모호하고 소비자가 입증해야 한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의 청약 철회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 가격 인상 '거짓해명' 의혹+개인정보 유출 후 모호한 안내=이른바 ‘네고왕 사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지난달 말 유튜브 ‘네고왕’ 방송에 출연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최종결제 금액에서 17% 추가할인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방송이 방영되기 직전 발란이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해 17% 할인율이 실상 의미 없도록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속출했다.

당시 발란 측은 “네고왕 17% 할인쿠폰 개발 및 배포과정에서 일부 상품 가격 변동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발자들 사이에선 가격설정 코드와 할인 적용 코드가 아예 별개이기 때문에 서버 오류로 가격변동이 된다는 것은 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실상 가격 인상 꼼수를 부리다 비판을 받자 거짓 해명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는 네고왕 사태에서 발발된 과장 광고나 소비자 기만행위 등일 것이고, 나아가 판매업체와의 계약사항 등을 살펴보는 게 핵심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발란은 고객이 가장 민감해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지난 3월과 4월 연이어 겪었다. 두 번째 개인정보 유츨 후 발란은 이를 고객들에게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고 비밀번호 변경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모호하게 설명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발란 측에 당시 추가조치 안내 과정에 대한 상세내용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발란이 개인정보유출 고객에게 제대로 통지했는지 등을 판단할 계획이다.

잇달아 발생하는 브랜드 가치 훼손 문제로 시리즈C ‘난항’=발란은 지난해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24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경쟁업체인 머스트잇·트렌비와 비교해 가장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020년 63억원에서 지난해 185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광고선전비가 19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 대부분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한 셈이다. 업계에선 ‘네고왕’ 출연으로 발란 매출액은 크게 급증했을지라도 이로 인한 영업손실은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325억원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던 발란은 10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추가 투자 유치 시 기업가치는 기존 2000억원 수준에서 8000억원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론 발란 기업가치는 하락할 수 있는 요인이 더 많다. 그만큼 시리즈C 투자 유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란 수익성이 지속 악화 되는 와중,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각종 꼼수 논란이 고객 신뢰도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은 무엇보다 고객 신뢰가 중요한데, 발란은 가격 인상이나 반품 등에 대해 파트너사 운영 정책이라며 플랫폼으로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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