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지난 4월 구글의 첫 스마트워치 ‘픽셀워치’ 실물이 처음 공개됐다. 제품이 발견된 경로는 다소 독특하다. 미국의 한 식당 테이블에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사진과 함께 “누군가 픽셀워치로 추정되는 제품을 놓고 갔다”라고 말했다.
한 달 뒤 구글은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2’를 통해 픽셀워치를 공식적으로 내놨다. 실물 사진처럼 동그란 외관에 돔형 유리를 씌운 외관을 갖췄다.
픽셀워치가 끝이 아니다. 구글은 이날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증강현실(AR) 글래스 등 하드웨어를 총 6종이나 공개했다. 이른바 ‘픽셀 패밀리’다. 내년에는 태블릿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구글 I/O 2022는 개발자를 청자로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이곳에서 하드웨어가 대거 등장하며 행사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시사점을 남긴다.
구글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강자다. 인터넷 광고 검색뿐만 아니라 최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보유했다. 이제는 하드웨어 부문까지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분야를 확장해 하나의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위험성을 분산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구글이 목표하는 것은 ‘픽셀 생태계’의 확장이다. 구글의 ‘픽셀폰’ 사용자가 스마트워치를 구매하고, 무선이어폰을 구매하는 식이다. 이 분야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방식을 떠올리면 쉽다.
이미 강자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시장에서 구글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수준의 편리성을 제시해야 한다. 픽셀폰으로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한다든가, 픽셀워치로 ‘구글페이’를 어느 기기에서보다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언젠가 어느 식당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담은 구글 하드웨어가 눈에 띄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