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韓 반도체 무서웠나…日 언론, 연일 삼성전자 '저격'

김도현
- 동맹 맺은 TSMC는 치켜세워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한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서 탈(脫)일본은 진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경쟁에서 TSMC에 밀릴 것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미터(nm) 반도체 고객은 믿을 만한 곳이 아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언론이 연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깎아내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일본 최대 경제지 닛케이신문의 보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대만 언론에서 삼성전자 등을 비하하더니 올해는 일본 언론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 반도체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1위 TSMC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nm 반도체 양산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노골적으로 지적하면서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달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All-Around) 공정을 적용한 3nm 반도체 생산에 돌입했다. 첫 고객은 고성능컴퓨팅(HPC)용 시스템반도체 업체로 알려졌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대만과 일본 언론이 3nm 반도체 양산 전후로 삼성전자를 저격한 배경에는 TSMC가 있다. TSMC는 시장점유율 50~60%를 차지하는 자타공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다. 최첨단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6대4 비율로 양분하고 있다. 3nm 및 GAA 기술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삼성전자에 내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상태다.

일본은 자국 반도체 부활을 위해 TSMC와 손잡았다. TSMC는 일본 정부 지원을 받아 소니, 덴소 등과 공동 운영할 반도체 공장을 구마모토현에 설립 중이다. 지난달에는 이바라키현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했다. 그만큼 일본에서 TSMC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반면 한국 기업은 일본에 대규모 투자할 가능성이 작다. SK하이닉스가 이미지센서 관련 R&D 센터를 열긴 했으나 규모가 크지는 않다. 이에 삼성전자 등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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