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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TV·미디어지니 합병 닻 올렸다…KT 미디어사업 재편 점화(종합)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합병한다. KT그룹의 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결합하면서 미디어사업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CJ ENM이 독주하는 국내 PP 시장에서 경쟁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스카이라이프TV(이하 스카이TV)는 이사회를 열고 미디어지니와의 합병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방식은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합병법인 최대주주는 스카이TV 모회사 KT스카이라이프다. KT그룹의 콘텐츠 컨트롤타워로서 미디어지니를 인수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기존대로 KT스카이라이프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합병 비율은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1대3.1568311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씩 지분을 확보한다. 합병 기일은 11월1일이다.

양사는 앞서 기존 보유 채널들을 ‘ENA’로 리브랜딩하며 통합을 준비해왔다. KT는 지난 4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채널을 ENA, ENA플레이, ENA드라마, ENA스토리 등 4개로 리브랜딩했다. 현재 ENA와 ENA플레이는 스카이TV가, ENA드라마와 ENA스토리는 미디어지니가 운영한다. 리브랜딩된 채널 외에도 스카이TV는 5개 채널, 미디어지니는 3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총 12개 채널을 보유한 대형 PP의 탄생이다.

다만 합병 이후에는 양사가 운영하던 채널들의 매각 또는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업 효율화를 위해 부가적인 채널을 없애고 ENA에 집중하려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 ENA는 최근 전세계적 인기를 얻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으로 이름을 알린 만큼, KT 미디어를 대표하는 브랜드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번 합병은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 일환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KT를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KT를 지주형 회사로 두고 그 아래 무선, 유선, 미디어·콘텐츠, 금융,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등으로 분할하는 형태를 전망한다.

그중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은 미디어·콘텐츠 부문 계열사를 재배치하려는 시도다. KT스카이라이프가 통합 PP 보유로 미디어 역량을 갖추고, KT스튜디오지니는 그룹의 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로 긴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스카이TV는 KT가 지분 50%를 보유한 KT스카이라이프가 7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스카이TV의 지분을 26.7% 보유하고 있으며, 100% 자회사로 미디어지니를 아래에 두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KT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 원천 IP 확보(케이툰·밀리의 서재), 드라마 제작(스튜디오지니), 자체 OTT(티빙·시즌 합병) 및 자체 채널(스카이TV·미디어지니)을 통한 유통까지 공급망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고 평했다.

KT 측은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법인은 지속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및 제작을 통해 ENA 브랜드 가치를 더욱 향상시켜 나가며, KT그룹 내 미디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스카이TV-미디어지니 윤용필 대표는 “ENA는 KT그룹의 ‘원 앤 온리(One and Only)’ 채널 브랜드로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쓰며 시청자들에게 보다 많은 볼거리·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스카이TV는 축적된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MPP 사업자에서 글로벌 IP 사업자로 거듭나 3년 후 ENA 브랜드 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 김철수 대표는 “합병법인의 대주주로서 스카이TV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와 더불어 그룹 내 콘텐츠 유통의 핵심 축으로서 그 역할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며 “KT스카이라이프는 ‘종합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중장기 성장 전략에 맞춰 기존 송출 대행 사업 외에도 AI·IT를 활용한 후반 제작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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