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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게임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돈 벌게 해준다고?

왕진화
사진=로블록스 제공
사진=로블록스 제공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더 이상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유물이 아니다. 본인이 가진 직업 특성을 살려 콘텐츠를 만드는 중년 크리에이터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로블록스에서 약 270만명의 사용자가 본인 창작물을 통해 가상 화폐 로벅스(Robux)를 벌었다. 특히 지난 6월30일 기준 과거 1년간 로블록스 개발자들은 개발자 환전 프로그램(Developer Exchange)을 통해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블록스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사가 선보이는 메타버스 플랫폼도 창작자 통로를 자처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플랫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원하는 창작물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구축에 나선 것이다. 특히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만의 하나뿐인 아이템을 만들고 이를 거래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도 이에 집중하고 있다.

◆슈퍼캣·네이버제트 합작법인 ‘젭(ZEP)’, 해당 생태계 주도=
메타버스 플랫폼 젭은 ▲플랫폼 내에서 맵이나 앱 등의 에셋을 개발해 수익을 얻거나 ▲라이브 방송과 이벤트 진행을 통한 후원 기능 ▲젭을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 창출 등 다양한 방식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구축을 위해 무엇이든 가능한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젭은 콘텐츠로 수익을 얻는 창작자에게 편리한 창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5월 ‘젭 스크립트’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누구나 직접 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 게임, 캐릭터 등을 개발할 수 있다.

이 기능으로 개발된 앱이라면 모두 젭 에셋 스토어 내 앱 카테고리에 등록 신청이 가능하며 이후 젭 팀의 심사를 거쳐 유료 또는 무료 앱으로 등록된다. UGC(User Generated Contents)인 ‘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되면 창작자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진다. 현재 젭 에셋 스토어에는 88개 맵과 78개 오브젝트 세트가 등록됐다.

앞서 지난 6월 업데이트한 ‘후원하기’ 기능은 젭에서 통용되는 화폐 ‘ZEM’을 선물하는 기능으로, 호스트와 게스트 구분 없는 쌍방향 후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게스트가 호스트에게, 호스트가 게스트에게 선물할 수 있으며, 게스트끼리도 후원할 수 있다.

젭을 기반으로 제작된 ‘방탈출 게임’도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사례다. 레다게임즈는 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팀으로 시작해 월 매출 3천만 원을 기록하는 게임사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성공 사례로 꼽힌다. 현재 젭을 통해 메타버스 방 탈출, 크라임씬 등 다수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퍼피레드’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 플랫폼도 눈길=
지난 2003년 출시됐던 ‘K-메타버스’ 원조도 다시 돌아왔다. 최근 컬러버스는 3차원(3D) 메타버스 ‘퍼피레드’ 정식 서비스를 실시했다. 퍼피레드는 지난 2003년 출시 이후, 2016년까지 인기리에 서비스됐던 3D 커뮤니티로 꼽힌다. 당시 국내에서만 총 300만명 이상의 회원 수를 보유할 만큼, K-메타버스 원조 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퍼피레드는 과거 PC 버전을 올해 감성으로 재해석한 모바일 3D 메타버스다. 채팅 시스템을 비롯해 ▲미니 파크 꾸미기 ▲아바타 및 애완동물 육성 ▲아기 돌보기 ▲역할 놀이 등 서비스는 트렌드가 가미돼 복원됐다. 다양한 신규 아이템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적용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메타버스가 구현된 점이 특징이다. 퍼피레드 역사가 오래된 만큼, 향후 해당 플랫폼을 이용한 크리에이터도 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은주 소셜프로그 대표는 “예를 들어 당장 ‘화가가 된다’는 꿈을 꾼다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하고, 스킬도 필요하며 배우는 시간 또한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처럼 ‘제작’이란 단어에서 오는 압박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누구나 쉽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툴이 잘 갖춰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도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특히 경제 활동이 가능해 취미로만 하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갖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익화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고 창작의 편리성을 높인다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구현한 플랫폼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며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경우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무엇이든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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