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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 가련" "말이 아닌 말" 한상혁 위원장 거취 두고 고성 [국감 말말말]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등 4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예상과 같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사퇴 압박이 이어졌다. 법적으로 보장된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앞서 한 위원장은 농지법 위반 의혹을 계기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한 위원장이 2020년 1월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농지를 별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당시 “해당 토지는 대전에 거주해 영농이 가능한 셋째 동생이 농지원부를 발급받아 위탁 운영 중”이라며 “기사에 언급된 농막은 선친께서 기준에 맞춰 연면적 18㎡(약 5.5평)로 설치한 것으로, 농지법령에 따라 2018년 5월10일 관할구청(대전 유성구)에 신고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의 해명에도 불구 사퇴 압박은 계속 이어진 가운데 이날 국감에서도 여당 의원들은 수차례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감장을 달군 의원들의 발언들을 살펴봤다.

◆ “버티시겠다면 불쌍하고 가련하다는 말씀드린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시작은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이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질의 차례에서 한 위원장에 대뜸 “물러날 생각 없냐”고 물으면서 야당 의원들의 비난을 샀다.

박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굴하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간 가운데 논란이 된 발언을 그 다음이었다.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음에도 불구,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다고 물러났다”며 운을 뗀 그는 “물러나지 않고 버티시겠다면 불쌍하고 가련하다는 말씀드린다“며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또 박 의원은 “인신 공격성 발언”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도 ”인신공격 아니다. 들리는 여론 가지고 하는 거다“라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한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 “‘말이 아닌 말’에 항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위원장의 역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고민정 의원과 박성중 의원 간 아슬아슬한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어진 질의 순서에서 한 위원장에 “방통위원장의 임기는 방통위의 독립성을 위한 것인데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는 것이 사퇴의 이유가 되냐. 왜 이 질문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지 않으시냐”고 반문한 가운데 박 의원을 겨냥해 ”아무리 국감 중이라도 ‘말이 아닌 말’에 항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위원장의 역할“이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박 의원이 "동료 의원한테 말이 아닌 말이라니, 사과하세요"라고 호통을 친 한편, “이 새끼 저 새끼 욕설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말이 안 맞는다는 의미지 않냐”라고 야당 의원들이 말을 보태며 국감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가운데 고 의원은 한 위원장에 “위원장님께선 흔들리지 마시고 대통령과 철학 맞냐 안맞냐는 질문에 강하게 의견 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 “시선까지 관리하세요? 본인이 전지전능한줄 아세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계속된 여권의 공세에 직접 중재에 나선 정청래 과방위원장과, 이에 불만을 가진 박 의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청래 위원장에 중립적 의사진행을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박 의원이 “고민정 의원이 동료의원의 말에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 했다. 방통위원장 취임하신 지 3년이 넘었기에 (거취를) 어느정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항의하자, 정청래 위원장은 “중립적이라는 표본을 보여주겠다. 뭘 더 어떻게 중립적으로 하라는 말이냐. 박 의원의 말이 백배 더 심하다. 위원장에 태클 걸지 말라. 말 심하게 하면 퇴장시킬거다“라며 박 의원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어진 이인영 의원의 질의 내내 박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을 째려보면서 격화됐다. 정청래 위원장이 이 의원의 질의를 잠깐 중단시키자, 박 의원은 “시선까지 관리하시냐. 본인이 전지전능한 줄 아시냐. 내껀 내가 알아서 한다”고 호통을 쳤다. 이에 정청래 위원장이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나 보지 마시고“라고 맞받아치면서 두 사람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으나,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의 만류로 일단락 됐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방통위원들의 임기를 보장한 것은 단순히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을 넘어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의 정신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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